[핀 포인트] “야구 꿈나무의 산실 기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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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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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부친, 강진베이스볼파크 표지석 친필 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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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씨 쓰는 연습 좀 했죠.”

요미우리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 씨(66·사진)는 지난달 30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학장리에 위치한 강진베이스볼파크의 입구 표지석을 가리키며 껄껄 웃었다. 수천만 원짜리 표지석을 무상으로 기증하고 직접 글씨까지 썼다. 이 씨는 올 3월부터 목포, 광주 등 지방을 돌아다니며 표지석이 될 만한 돌을 찾아다녔다. 발품을 판 끝에 충남 보령시에서 15t에 이르는 표지석과 받침석을 찾아냈다.

표지석 제작업체는 이 씨에게 글씨도 써 보라고 제안했다. 이 씨는 매일 3시간씩 밤마다 서예 공부를 했다. 강진베이스볼파크라는 일곱 글자를 쓰고 또 쓴 끝에 2개월 만에 완성했다. 표지석 옆에는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승엽의 친필 좌우명도 적혀 있다.

이 씨는 강진에서 나고 자랐다. 군에서 제대한 뒤 대구에서 40여 년을 살았다. 대구에서 태어난 이승엽에게도 강진은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강진베이스볼파크가 미래의 야구 꿈나무를 키우는 젖줄이 됐으면 합니다. 야구팬에게 사랑을 받은 승엽이도 언젠가 야구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탰으면 좋겠어요.”

강진베이스볼파크는 좌우 96m, 중앙 120m 길이의 정식 규격 야구장 4면과 돔 실내 연습장을 마련했다. 우수창 사장은 “올해 말까지 120명이 생활할 수 있는 선수용 숙소를 세우고 리틀야구장, 야외캠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은 강진베이스볼파크에 상수도 시설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강진 일대 14개 초등학교에 리틀야구팀을 만들어 주말리그를 열기로 했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강진을 야구 전지훈련과 사회인 야구대회가 열리는 명소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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