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사이클 레이스 중 소변 급하면…

  • 입력 2009년 6월 12일 03시 03분


프랑스 사람들은 지옥의 레이스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거인’이라고 부른다. 존경의 뜻이 담겨 있다. 도로 대회는 스피드, 지구력, 정신력은 물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사이클의 종합예술이다.

제3회 투르 드 코리아(국민체육진흥공단 주최)가 11일 제7구간을 달렸다. 구미∼단양의 174.9km의 코스다.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한 선수들은 4시간이 넘게 페달을 밟았다. 선수들은 남보다 빨리 달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레이스 도중 배가 고프거나 소변이 마려우면 어떻게 할까.

선수들은 출발 4시간 전에 일어나 아침을 먹는다. 소화가 된 뒤 자전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허리에 두른 주머니에 먹을거리를 넣어 두지만 2시간 정도 달리면 동이 난다. 그래서 정해진 장소에 보급 차량과 진행 요원이 미리 가 있다가 음료, 초콜릿 등을 담은 주머니를 선수에게 전해준다. ‘휙’ 하고 지나가기 때문에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뒤따라오는 팀 차량에 따로 요청을 해야 한다. 음식은 주로 한 명이 팀의 다른 선수 것까지 받는다. 이 선수는 팀 동료를 찾아다니며 음식을 전달하는 것이 이날의 임무다. 일단 땅에 발을 디디면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소변이 급할 때는 바지 한쪽을 슬쩍 든 채 달리며 처리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행렬을 보면 바람의 방향도 알 수 있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자 형태로 줄을 지어 달리면 오른쪽에서 바람이 부는 것이다. 앞사람의 왼쪽 옆에 붙어 바람을 덜 받기 위해서다. 선수의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는 수시로 감독의 지시가 떨어진다. 선두 그룹으로 치고 나갈까, 막판 스퍼트를 노릴까, 다른 팀 에이스를 교란시킬까…. 판단의 연속이다.

이날 구간 개인 우승은 4시간19분22초의 팀 로(세이빙스 앤드 론스)가 차지했다. 공효석(서울시청)은 선두에 23초 뒤진 개인 종합 5위(22시간45분51초)로 역전 가능성을 이어갔다.

단양=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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