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트레킹]청산에 마음씻고…폭포에 더위씻고…밀양 구만산

  • 입력 2008년 7월 12일 03시 00분


연일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전국이 달아올랐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라면 평소 좋아하던 산행도 나서기가 쉽지 않을 듯싶다.

그런데 여름 산행에 제격인 산이 따로 있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 있는 구만산(785m)이 그중 하나.

‘에이글과 함께하는 웰빙 트레킹’ 참가자들이 지난 주말 구만산을 찾았다. 구만산은 한마디로 ‘물’이 많은 산이다. 이 산의 대표적인 등산로는 맑고 찬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형성돼 있다.

산내면 봉의리에 있는 봉의마을 근처 구만암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구만암에서 북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는 줄곧 계곡을 따라 간다. 계곡은 큰 규모가 아니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그런데 물은 차고 넘치고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니다.

○ 높이 40m 구만폭포 물줄기에 가슴까지 시원

이렇게 등산로를 따라 2.6km 가면 구만폭포에 이른다. 구만폭포는 높이 40m가 조금 넘는 수직폭포로 시원한 물줄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게 한다.

구만폭포까지는 특히 주말이라면 인파를 각오해야 한다. 등산객이라기보다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들어온 피서객들이다. 나무 그늘마다 자리를 잡은 사람들로 붐빈다.

시원스러운 폭포 앞에서 동심이 일기는 아이 어른이 따로 없다. 어른들도 옷을 입은 채로 물로 뛰어들며 “어, 좋다”라는 감탄사를 터뜨린다.

구만폭포를 지나 왼쪽 산기슭으로 올라간 뒤 능선을 타면 비로소 인파에서 벗어난다.

구만폭포에서 정상까지 1.3km 거리의 길은 상당히 가팔라 땀을 한 바가지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정상에 오르면 고생한 보람이 있다. 눈앞에 시원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조망하는 구만산은 흙과 바위, 나무가 잘 조화를 이룬 산이다.

○ 봉의저수지와 푸른 잔디, 한 폭의 수채화 연출

정상에서 300m가량 가면 억산 삼거리 갈림길이고 여기서 오른쪽 능선 길을 택해 남쪽으로 3.8km 정도 걸으면 처음 시작점으로 되돌아온다. 우리 일행은 억산 삼거리로부터 1.6km쯤 된 지점에서 동쪽으로 나 있는 길을 통해 봉의저수지 쪽으로 내려왔다. 계곡의 맑은 물이 모여 이룬 봉의저수지는 규모가 상당한 데다 주변을 푸른 잔디밭이 둘러싸고 있어 한 폭의 그림 같다.

이날 산행에 참가한 대다수는 대구 시민이었는데 대부분 구만산은 처음이었다. 차로 불과 50여 분 거리인 대구에조차 구만산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산행 소감은 한결같았다.

“이렇게 좋은 산이 근처에 있었는지 몰랐다. 또 오고 싶다.”

구만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도 기이하다. 한 백과사전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9만 명의 사람이 전란을 피해 산 속에 머물렀다 하여 구만산이 됐다는 것. 식수로 쓸 수 있는 물이 풍부해 오랜 숙식이 가능했을 법도 하다.

밀양=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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