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사람들]‘붉은 악마’ 회장직 복귀 신인철씨

  •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58분


“투명성을 확보해 축구를 좋아하는 순수 동호인 모임으로 자리잡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클럽 ‘붉은악마’를 97년 처음 결성해 축구 응원문화의 초석을 닦았던 ‘붉은 악마’ 1대 회장 신인철씨(34·사진)가 회장에 복귀한다. 3월1일부터 4대 회장을 맡아 2002월드컵 응원을 진두지휘할 예정.

신 회장의 임무는 막중하다. 눈앞에 닥친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붉은악마가 ‘순수성을 잃어 가고 있다’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는 게 아니냐’는 등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에 정체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기때문.

“우리의 순수성은 그대로다. 그동안 기업들이 우리에게는 순수성을 강조하고 자신들은 이익을 챙기며 우리를 이용한 측면이 많았다. 이젠 기업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20일 만난 신 회장은 붉은악마가 순수성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는 “98월드컵때 우리는 진짜 순수하게 응원을 하러 갔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우리를 철저하게 이용해 먹었다. 그래서 우리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어느 정도의 스폰서십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스폰서십과 관련해 솔직히 금용사고가 일어나는 등 운영상 문제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집행부 일부의 문제였을 뿐이다”며 “앞으론 털끝 하나 남기지 않고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생각하고 있는 붉은악마의 미래는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만나는 커뮤니티 구축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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