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석]2인자의 설움.

  • 입력 2003년 10월 10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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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시즌 프로야구는 온통 56호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뿐이였다. 56호를 날린 이승엽외에는 모든 선수와 팀, 기록등은 무의미했다고 해다 과언은 아닐듯.

그러나 이승엽의 시즌 56호 홈런 축제도 끝났고,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마당에 프로야구판에 이승엽 바람은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가을의 축제인 포스트시즌, 여기다 올시즌 우승팀을 가리는 한국시리즈. 가을의 축제 무대엔 시즌내내 이승엽의 그늘에 가려 빛을 잃었던 2인자 이종범과 심정수가 기다리고 있다.

이승엽은 소속팀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전에서 SK에 패배하면서 더이상의 포스트시즌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며 시즌을 마감한 반면 기아의 이종범은 SK와 플레이오프전을 기다리고 있고, 현대의 심정수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50개의 도루로 지난 97년에 이어 6년만에 다시 도루왕에 오르며 예전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기아의 이종범이다.

하지만 이승엽의 홈런기록 앞에 국내복귀이후 팀을 지난해부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이끌었던 모습이나 대도의 모습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이승엽의 홈런도 이승엽도 없다.

이종범은 지난 2일 시즌 마지막 경기인 SK전에 결장했다. 이 경기에 대타로만 출전했어도 올시즌 132경기 전 경기출장의 대기록을 세울수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준비를 위해 결장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급격한 체력저하로 별다른 활약도 못하며 쓰라린 패배를 당했던 아픔이 있었기에 전 경기출장이란 대기록보다 팀의 우승에 초점을 맞출 정도로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이종범의 각오는 대단하다.

자신이 일본에 진출하기 전인 97년 해태시절 마지막 우승과 MVP영광을 안았던 그때를 떠올리며 해태와 기아시절을 합친 팀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위업을 달성해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현대의 심정수도 포스트시즌에서 2인자의 설움을 날리겠다는 각오이다.

시즌내내 이승엽과 홈런경쟁 레이스를 펼치고도 팬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며 철저히 외면 당했다. 기록면에서 보면 이승엽보다 3개 모자란 53호 홈런에다 장타율(0.720)과 출루율(0.478)에서 1위를 차지해 타격부분 2관왕에 오른데다 소속팀 현대의 정규시즌 우승에 1등 공신 역할을 하는등 이승엽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항상 2인자였다.

여기다 올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심정수는 팀의 우승 여부가 자신의 해외진출 여부와 직결되어 있어 포스트시즌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승엽이 FA로 56호 아시아홈런신기록이란 프리미엄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있는 반면 심정수는 구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신분에 메이저리그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구단의 동의는 물론 자신의 주가를 높히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이승엽 그늘에 가려 2인자 아닌 2인자가 되버린 이종범, 심정수.

이제 이들에겐 2인자의 설움을 날려버릴 포스트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 둘중 하나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자리를 차지해 더이상의 2인자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들의 포스트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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