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두산은 뭘 얻었을까? "

  • 입력 2002년 2월 27일 15시 43분


진필중(두산·29)의 ML행이 끝내 무산됐다.

지난 22일 이후 4일간의 포스팅 시스템을 실시한 결과 진필중을 사가려는 구단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국내 최고의 소방수라 불리우던 진필중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결과였고 국내 야구팬 입장에서도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는 상황.

진필중이 꿈에도 못잊던 메이저리그행이 좌절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단순한 구질과 그저 그런 구속, 상대적으로 비싼 몸값 등.

하지만 전반적으로 진필중의 ML행 좌절 일등 공신은 두산 베어스다.

지난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한 뒤 두산은 진필중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천명했고 이후 진필중은 꾸준히 ML행을 추진해왔다.

선수 개인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산 구단의 협조는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11월 피츠버그의 파이리츠 단장 보좌역이 이적료 100만달러에 협상을 걸어왔지만 두산은 과감하게 제의를 뿌리쳤다.

이후 두산은 진필중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인지 돈 문제로 인해 관심을 보였던 몇몇 ML 팀들에게 강한 베팅을 시도했다.

이번 입찰에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두산은 300만달러까지 불러댔다. LA 다저스와 애너하임, 그리고 보스턴과 텍사스 등에서 진필중에게 관심을 보이자 그의 몸값을 300만달러까지 상향 조정한 것.

ML 관계자들은 모두가 200만달러도 많다고 하는 상황에서 관심을 보이는 팀들이 많아지자 아무런 근거도 없이 높은 가격을 불렀다.

각 팀들이 두산의 요구액에 기겁하자 250만달러로 떨어진 몸값은 다시 200만달러로 떨어지고 말았다.

원래의 가격대인 200만달러까지 내려왔으나 이미 스카우터들의 마음은 등돌린 상태. 두산 관계자들의 말장난(?)에 입질하던 고기들이 다 도망간 셈이다.

두산이 왜 그랬을까?

진필중을 보내다는 것이 탐탁치 않아서일까, 아니면 손님들이 몰려들자 욕심이 생겨서일까?

그 이유는 별로 중요치 않다.

단지 아쉬운 것은 진필중이라는 선수 개인은 돈보다는 ML에서 자신의 실력을 펼치고 싶어했다는 점.

ML행을 결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구단에서 별다른 도움을 준 것도 없는데, 특히 선수 개인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가능성을 이어왔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꿈은 깨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진필중이 올 한해동안 두산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을까?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 무슨 미련이 있으며 팀 전력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차라리 깨끗하게 진필중을 밀어줬으면 선수 개인으로서의 고마움은 물론이고 수많은 두산팬들도 두산 구단의 처사에 상당한 신뢰를 보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27일 현재.

두산 구단에게 적합한 말이 생각나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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