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일본에 한국은 없다!"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3시 04분


일본축구에 한국이란 존재는 없는 것인가?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과 함께 D조에 편성된 한국은 국민적 염원인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반면 일본은 러시아, 벨기에, 튀니지와 함께 H조에 편성되면서 16강은 물론 8강까지 넘보고 있다.

그래도 한국의 축구팬들은 16강 진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이번 미국과의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이미 미국은 넘은 산이고 폴란드만 잘 요리하면 16강은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축구계가 바라보는 한국의 16강 진출은 희박한 가능성뿐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넘기 힘든 장벽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언론이 16강 진출을 위한 기대를 담은 기사를 매일 쏴대고 있는 것에 비해 일본 언론이 한국축구를 바라보는 눈길은 비꼼을 넘어서 가련하게까지 보고 있다.

일본의축구전문 주간지 사커매거진은 최근호에서 ‘한국은 D조 꼴찌, 일본은 H조 2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른 언론 역시 한국의 16강 탈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관심조차 없는 상황.

좀 서글퍼지지만 조직력의 강화, 홈구장의 잇점 등의 가능성을 아예 염두하질 않는다.

그들도 나름대로 정확한 자료와 정보를 토대로 한 전망이겠지만 간혹 한국의 16강행을 예상하는 해외 언론에 비해 그들의 판단은 냉혹할 정도로 차갑기만하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보다 여유가 많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일본의 16강행을 예견할 정도로 편안한 조편성을 이뤄냈고 한국보다는 더 많은 빅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또 미국이 한국에서 경기를 펼치는 관계로 월드컵 최대의 고민거리인 테러방지에 있어서도 한숨을 돌렸다.

조추첨 이후 국내팬들의 관심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한마디로 월드컵을 통해 온갖 잇점과 혜택을 다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대도 일본은 한국축구에 대해 냉담할 뿐이다.

지난 80-90년대 총 26차례의 한일간 A매치 중 7승3무16패의 참담한 결과를 극복한 다음에 오는 처절한 복수심이 그 원인일까?

일본 축구에 있어서 자신들은 이미 아시아 축구의 한계를 넘어섰고 한국은 아직도 축구 변방 아시아의 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객관적인 실력에서 처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공동개최국으로서 ‘16강 동반진출’에 대한 듣기좋은 소리조차 없다.

우리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이겠지만 공동개최국으로서 한치의 동업자 정신을 찾아볼 수 없는 일본이 더욱 먼 나라로 느껴진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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