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손아섭 “난 가을스타일”… 결승타-호수비 훨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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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강남스타일!”

롯데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서면 롯데 응원단에선 이런 가사의 노래가 시작된다. 그 뒤로 ‘옵옵옵옵(오빠의 준말) 손아섭 강남스타일’에 이어 ‘예∼섹시 레이디’라는 후렴구가 이어진다. 빌보드 차트 4주 연속 2위에 오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약간 개사한 응원가다.

손아섭이 처음 이 노래를 응원가로 쓴 8월만 해도 원곡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다 정규시즌 말미에 손아섭의 지인이 ‘오빤 강남스타일’ 부분을 ‘손아섭 강남스타일’로 바꾼 편곡본을 보내줬다. ‘손아섭 강남스타일’만 지인의 목소리고 나머지는 실제 싸이의 목소리지만 분간이 안될 정도로 똑같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일부 팬조차 ‘싸이가 불러준 거냐’고 물어본다. 싸이는 월드스타라 감히 직접 의뢰할 생각조차 못했다”고 전했다.

‘강남스타일’과 함께하는 손아섭은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루타를 3개 날리며 2타점 1득점을 했다. 1-2로 패한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유일하게 타점을 올린 것도 그였다.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강남스타일 효과’는 여전했다.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공수에서 맹위를 떨쳤다. 1회초 수비에선 SK 박재상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더니 1회말 공격 무사 1, 3루 기회에서 1타점 결승타를 날렸다. 4회초에는 SK 이호준의 큼직한 타구를 점프한 뒤 담장에 부딪치며 잡아냈다. 5회말에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손아섭은 응원가를 자주 바꾸는 편이지만 ‘강남스타일’만큼은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다. 자신에게 힘을 주는 노래인 데다 최고 인기곡이라 관중의 호응도 뜨거워서다. 이날 손아섭에게 “노래가 워낙 유명해 그 덕을 보는 거 아니냐”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야구를 잘하면 노래도 좋게 들리는 거죠.” 우문현답이다.

부산=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롯데#손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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