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박세리-계순희 『희한하게 닮았네』

  • 입력 1998년 12월 10일 19시 24분


한국의 ‘골프여왕’ 박세리(21), 북한의 ‘유도여왕’ 계순희(19).

이들 ‘남북자매’는 많은 것이 닮았다.

단순히 골프나 유도에서의 기량이나 인기가 높다는 것만이 아니다.

첫째, 두사람은 어딘지 촌스러운게 매력이다. 둘다 똑같이 작은 눈에다 얼굴의 선이 닮았다. 박세리의 얼굴이 ‘직사각형의 소박미’라면 계순희는 ‘마름모꼴의 단순미’. 한마디로 광대뼈가 유난히 발달한 얼굴에 첫눈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순이’나 ‘복실이’ 얼굴이다.

둘째, 둘다 왕성한 식욕을 지녔다. 박세리는 식탁에 앉으면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번 고국방문중에도 감기 몸살로 앓아 누었지만 음식만은 가리지 않고 뚝딱 해치우는 대단한 식욕을 보여줬다.

계순희도 이에 못지 않다. 수시로 밥을 먹어야 힘이 솟는다. 먹고 나서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플 정도.

셋째, 그래서 둘다 힘이 장사다. 하체가 튼튼한데다 특히 허리의 힘이 좋다. 박세리의 허벅지 굵기는 56㎝. 이 튼튼한 하체의 힘을 바탕으로 엄청난 장타를 날린다. 계순희의 허벅지는 박세리만큼은 못되지만 키(1m60)에 비하면 엄청 굵다. 계순희의 별명은 ‘꼬마장사’. 누구든 그녀의 손에 한번 걸리면 빠져나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북한에서는 무제한급에 출전해 우승을 하기도 했다.

넷째, 둘다 도무지 겁이 없다. 박세리는 어떤 세계적인 선수와 같이 라운딩을 해도 흔들리지 않는다. 계순희도 마찬가지. 애틀랜타올림픽때는 경기 휴식시간에 신나게 잠을 자고 나올 정도로 ‘천하태평’.

다섯번째로 둘다 어려움에 처한 남북한에 희망을 심어줬다는 것. 박세리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맞아 고단한 한국국민에게 신선한 바람을 몰아다 줬고 계순희도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에게 많은 위안을 줬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