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프로농구 뒤엔 송도고, 송도고 뒤엔 전규삼옹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51분


프로농구 삼성 김동광 감독과 LG 이충희 감독.

언뜻 보기에 스타일이 전혀 달라보이는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명문 인천송도고에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는 것. 이들뿐만 아니라 강동희 신기성 홍사붕 등 프로에서 이름값이나 한다는 송도고 출신 선수는 13명이나 된다. 프로농구 등록선수의 10%에 해당한다.

송도고가 이처럼 국내 농구계에 포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의 ‘농구 할아버지’ 전규삼옹(85)이 있었기 때문.

전옹은 단지 ‘농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60년부터 34년간 송도중고 농구코치를 맡았다.

그는 94년 송도고 코치에서 퇴임한 후에도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는 열성을 보였고 지금도 그를 찾는 제자들에게 플레이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얼마전 옛스승을 찾은 삼성생명 정태균감독은 ‘작전이 단조롭다’며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송도고출신들이 프로농구에서 이처럼 활약하는 이유는 바로 중학시절부터 전옹에게 배운 기본기가 몸에 배어있기 때문. 국내농구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전옹이 ‘헌액 1순위’일 것 같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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