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명자]중국발 미세먼지 어떻게 할 것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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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 전 환경부 장관
김명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 전 환경부 장관
우리는 공기의 중요성을 얼마나 느끼면서 살고 있을까. 성인은 보통 하루에 1.5kg의 음식과 2kg의 물을 마신다. 그리고 하루에 8000∼9000L의 공기를 마신다. 무게로 따지면 10kg이 넘는다. 태곳적부터 들숨과 날숨으로 사람의 몸을 들락날락한 공기의 조성은 산업화에 따라 아주 미세하게 바뀌고 있다. 그런데 그 미세한 변화가 역사 속에서 1930년대 벨기에 뫼즈 계곡 스모그, 영국 런던 스모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모그 등의 대기오염 에피소드를 기록했다. 또 산성비와 황사 현상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최근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대기오염 이슈는 미세먼지의 조용한 공격이다. 최근 환경복지포럼은 ‘백령도에서 불어오는 먼지바람, 그 실태와 대책은’이라는 주제로 환경부, 기상청, 각계 전문가와 원탁회의를 열었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대기오염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일은 결코 간단치 않다. 오염 배출원의 정확한 파악도 그렇고, 대기 중의 2000여 가지 화학물질 가운데 어느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기환경은 10년 전(미세먼지 76μg/m³)보다 훨씬 좋아졌다(2012년 41μg/m³). 천연가스 보급과 수도권 대기질 환경 대책 등이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선진국 대도시보다는 높은 편이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도 올해 19회로 작년 3회를 크게 웃돌고 있다.

최근의 잦은 스모그는 중국발 미세먼지 오염과 무관치 않다. 중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절정을 보인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 백령도(오염원이 없는)와 서울에서 농도가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암학회는 초미세먼지(PM 2.5 이하)가 많아지면(10μg/m³) 사망률이 7% 증가하고, 특히 호흡기 관련 사망률은 12% 증가한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최근 스모그의 잦은 발생에 대응하여 미세먼지 예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국내외 관측 자료의 공유와 모델링, 인벤토리 구축이 미흡한 상태여서 보완하고 개선할 여지가 많다. 설사 미세먼지 예보가 나온다고 해도 그것을 피할 근본적인 수단이 마땅치 않다. 마스크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에 흡착된 오염물질은 1차 오염원에서 나온 물질이 햇빛에 2차 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것이 많다. 따라서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관리행정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새로운 기준이나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앞서 기존의 규제와 인센티브 부여 등 관련 조치를 점검 보완하고, 미세먼지 오염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강제적인 제어 수단이 없다. 따지고 보면 미세먼지의 공격은 중국에 더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인가, 중국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6대 정책에 환경친화 정책을 넣었다.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까지 베이징 초미세먼지(PM 2.5)를 25% 감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국가 간의 외교는 환경 부문에서도 예외 없이 상호 윈윈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세먼지 관련 한중 협력도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비전을 확립하고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과학자와 전문가 집단이 서로의 연구와 해결 의지를 공유하는 대화를 지속하고 정부는 이런 교류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결국 해결책이 될 것이다.

김명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 전 환경부 장관
#대기오염#중국#미세먼지#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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