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우수영엔 고뇌하는 녹진리엔 지휘하는 이순신

  • 입력 2009년 10월 6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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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정유재란 때 왜군을 기적적으로 물리친 명량해협에 서로 다른 모습의 이순신 동상이 세워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도는 9∼11일 울돌목과 진도대교 일대에서 열리는 명량대첩축제에 앞서 명량해협에 ‘고뇌하는 이순신상’을 설치했다고 5일 밝혔다.

해남군 우수영에 위치한 ‘고뇌하는 이순신상’은 높이 2m, 폭 65cm로 실물과 비슷한 크기로 제작됐다. 우수영 바닷속 주춧돌 위에 세워진 이 동상은 밀물 때 발목까지 물이 차올라 마치 바다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고 썰물 때는 주춧돌 아래까지 물이 빠진다. 평상복식에 칼 대신 지도를 들고 13척의 배로 왜군 133척을 무찌르기 위해 외롭게 고민하는 모습을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표현했다.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에 있는 ‘지휘하는 이순신상’은 기단부 15m, 동상부 15m, 총 높이 30m로 충무공 동상 중에는 국내 최대 규모. 명량해전의 승전을 기리기 위해 왼손에 칼을 잡고 오른손은 지휘하는 모습으로 울돌목의 거세고 빠른 바다에서 긴박한 해전을 이끄는 장군의 비장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동상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자료와 명량대첩을 재현한 방송 등을 근거로 진도군이 지난해 10월 건립했다.

고성혁 전남도 관광정책과장은 “충무공이 전투를 지휘하는 모습과 고뇌하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장군상을 제작했다”며 “해질녘 우수영 쪽에서 바라보면 두 개의 동상이 겹쳐 보이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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