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친환경 농업,‘청정 전남’일궈

  • 입력 2009년 6월 15일 07시 15분


친환경 유기농법 계속 늘어
작년 인증면적 전국의 58%
멸종위기 생물 곳곳서 부활
청정 먹을거리 산지로 우뚝

전남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이 침체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비교적 오염되지 않은 땅과 맑은 공기 등 지리적 여건을 살려 농사를 지은 결과 청정 먹을거리 생산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이 줄면서 생태 환경이 복원되는 부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 농업은 포기할 수 없는 생명산업

전남도는 2004년 친환경 농업에 눈을 돌렸다. 농업은 포기할 수 없는 ‘생명산업’인 데다 수입 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밖에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전남도는 2005년 ‘생명식품생산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선진국 수준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을 갖추고 유통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친환경 표준농법을 보급하고 친환경 농자재 구입비를 지원하면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면적을 해마다 늘려갔다.

그 결과 인증면적은 2005년 1만3772ha, 2006년 2만9431ha, 2007년에는 6만5619ha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10만1256ha로 전국 친환경 농업의 58.2%를 차지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유기농은 2004년 416ha에서 지난해 1854ha로 5배나 늘었다. 윤성호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내년부터는 생산과 가공유통, 수출을 포함한 선진국형 유기농업 육성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친환경 농산물 학교 급식

전남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서울시의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공급 지원사업을 앞두고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남도는 최근 학교급식 농산물 구매 업무를 전담하는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와 전남의 친환경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올해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시범사업을 벌인 뒤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이번 협약으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친환경 농산물 판매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는 5월부터 도내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농산물 식재료를 100% 도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하고 있다. 200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식재료 지원사업에 나선 이후 2007년부터 모든 보육시설과 초중고교에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했다.

○ 유기농으로 생태계 복원

친환경 유기농법이 확산되면서 생태계도 살아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긴꼬리투구새우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논에 서식하는 곤충도 늘어나고 있다. 긴꼬리투구새우는 1970년대 이후 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 환경부가 멸종위기 2급 희귀생물로 지정했다. 전남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 정한수 씨(56)는 “왕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논에서 긴꼬리투구새우 수십 마리를 발견했다”며 “30여 년 전 자취를 감췄던 희귀생물을 보면서 생태환경이 살아나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렁이, 토종 우렁이, 미꾸라지, 메뚜기, 잠자리 등 먹이사슬이 살아나면서 철새도 늘었다. 해남 고천암의 경우 2007년 1월 18종 8900여 마리의 철새가 날아든 데 이어 지난해 1월 38종 10만6000여 마리가 관측돼 개체 수가 12배 정도 증가했다. 영암호에서도 2007년 1월 40종 7000여 마리가 관측됐으나 1년 뒤에는 62종 3만여 마리로 크게 늘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