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정물길 졸졸 ‘공원 같은 도심’으로

  • 입력 2009년 8월 25일 07시 00분


경산시
남천 백천동~중방동 하루 10만t 흐르게

영천시
금호강 16km 2012년초 생태하천 탈바꿈

포항시
동빈내항 1.3km 복원… 시민휴식공간 조성

“너, 서울 청계천 알지? 좀 있으면 이 하천도 1년 내내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 될 거야.” 경북 경산시 중방동에 사는 손재윤 씨(41)는 23일 초등학교 5학년 딸의 손을 잡고 집 인근 남천 둔치를 산책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25만 명의 경산 시민은 2011년 여름이면 쾌적한 남천둔치를 거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 도시’인 경산에는 시민들이 즐겨 찾을 만한 생태하천이 없는 편이다. 경산시가 450억 원을 들여 ‘남천 자연형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공사를 시작해 2011년 6월 완공 예정인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백천동∼중방동 4.3km 구간에 연중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루 10만 t의 물을 상류에서 모아 수심 40cm로 흐르게 할 방침이다.

경산시는 생태하천이 조성되면 부근에 자연사박물관과 민물고기전시관 등을 지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일부 주민은 “남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하천 주변이 주거지역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천시는 최근 시내를 흐르는 금호강 구간에 생태하천을 만들기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금호읍 덕성리∼조교동 16km 구간에 299억 원을 들여 다음 달에 공사를 시작해 2012년 2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영석 시장은 “영천시민들의 생활과 뗄 수 없는 금호강이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나면 영천의 주거환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 포항시 중앙동 중앙상가 실개천은 지역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8월 조성한 이 실개천은 깊이 20∼50cm, 폭 30cm∼1m, 길이 650m로 올여름에도 시민들이 밤낮으로 찾아 더위를 식히는 ‘천연에어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와 함께 다음 달부터 본격 추진되는 동빈내항 복원사업은 바다와 도심으로 연결된 형산강 하천을 잇는 독특한 방식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2011년까지 1100억 원을 들여 복원하는 동빈내항은 동빈동∼해도동∼송도동 1.3km 구간을 물길로 연결하는 것이다. 포스코도 이 사업이 포항 도심환경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최근 300억 원을 지원했다. 포항시는 최근 지역에서 열린 환동해 중심도시회의 참석자들에게 영일만항뿐 아니라 실개천과 동빈내항 복원사업을 자신 있게 소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복원되는 물길 주변 9만6000m² 가운데 4만2000m²는 시민휴식공간 등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매각해 호텔과 수상카페, 레저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도심 물길 조성이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모델이 되도록 하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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