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체신청-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 시상식 열어

  • 입력 2009년 6월 24일 07시 30분


“힘들땐 하늘 보렴, 좋은 날 올거야”
“아프리카로 날아가서 널 돕고 싶어”

“난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대한민국에 살아.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 꼭 마음에 새겨들어줘. 마음이 울적하고 힘들 때 하늘을 올려다봐. 높고 파란 하늘색도 변하게 되잖아. 우리의 마음이 저 하늘색처럼 매일 변하는 거야. 지금 이 고달픔이 내 것이려니,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내 몫이려니,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환한 길도 나오게 될 거라 믿어봐. 슬픔이 다하면 행복도 올 거야.”

부산체신청과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가 부산 울산 경남지역 2500여 초·중고교 학생 25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3∼5월 ‘지구촌 나눔가족 100원의 기적모금’ 행사와 함께 실시한 희망편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부산 장림여중 2학년 송나일 양의 편지다. 23일 부산체신청 9층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송 양을 비롯해 국내외 친구들에게 아름답고 따뜻한 편지글을 보낸 181명이 나눔가족상, 사랑나눔상, 희망나눔상, 행복나눔상, 기쁨나눔상, 웃음나눔상을 각각 받았다.

이날 상을 받은 울산 월계초등학교 2학년 박지수 양은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한 어린이에게 “너를 생각하면 아프리카로 날아가서 도와주고 싶어. 뜨거워서 디딜 수 없는 땅을 다친 발로 다닌다니 얼마나 힘들어. 나중에 저금통을 줄 테니 휠체어를 사 봐. 언젠가는 너에게 좋은 날이 올 거니까 희망을 잃지 마”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또 부산 가야초등학교 5학년 전소연 양은 ‘피아니스트 희아 언니에게 보내는 글’에서 “저는 희아 언니를 통해 ‘희망이란 무언가 간절한 염원을 품는 것’이라 느꼈어요. 몸이 불편해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매일매일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꿈을 키운 희아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희망나눔상을 받은 경남 진주시 명신고 2학년 이한빈 군은 ‘친구들에게’란 편지를 통해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을 얘기했다. “그 당시 컴퓨터 게임을 좋아한 난 ‘친구들 집에 다 있는 컴퓨터가 우리 집에는 왜 없느냐’며 아버지께 짜증을 냈어. 그 후 아버지는 말씀이 없어지셨고, 며칠 뒤 내 책상 위에는 ‘아빠가 많이 부족해 미안해’라는 쪽지와 함께 최신형 컴퓨터가 한 대 놓여 있었어. 그런데 그 후 한 달 동안 아버지는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셨어. 노동판에서 선금을 받아 컴퓨터를 사 주셨고 대신 밤에 일을 하신 거지. 우연히 그 사실을 안 나는 1시간 동안 울었어. 그리고 그때 결심했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아버지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한편 굿네이버스는 모금을 통해 모은 6억 원 중 80%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국내 어린이들을 위해, 나머지 20%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21개국 어린이를 위해 교육지원 및 방과후 프로그램 지원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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