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점검/인천시 추진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대책’

  • 입력 2009년 7월 17일 07시 08분


공기업엔 ‘쇠귀에 경 읽기’

인천시가 올해 지역건설업체의 관급공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 산하 공기업이 발주한 공사에는 효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활성화대책의 요점은 지역건설업체에 공동도급이나 하도급을 많이 주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인천지역에서 건설공사를 발주할 경우 49% 이상을 지역업체가 공동도급하고, 공사의 60% 이상을 하도급 주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건설자재나 장비, 인력 사용률도 60%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시와 산하 기관, 10개 기초자치단체 등이 발주하는 공사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공기업들은 인천에서 공사를 발주하면서 여전히 지역건설업체를 외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시가 5월 말 현재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10개 공기업이 발주해 진행되고 있는 7억 원 이상 공사를 분석한 결과 모두 98건으로 4조8760억여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역건설업체가 공동수급을 통해 원도급 받은 공사는 15.8%인 7722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19.7%)보다 3.9%포인트나 감소한 것. 하도급도 1조1081억 원 중 1313억 원으로 11.9%에 그쳐 지난해 말(12.4%)보다 낮아졌다.

공기업별 인천지역 공사 발주액은 토지공사가 1조565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한국수자원공사 1조4923억 원, 대한주택공사 6655억 원, 한국가스공사 3579억 원, 인천에너지 3469억 원, 인천국제공항공사 1606억 원, 인천항만공사 955억 원, 중부발전 938억 원, 한국전력 619억 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364억 원 순이었다.

이들 공기업이 발주한 공사는 대형건설업체 12곳이 무려 79%(3조8468억 원)를 휩쓸었다. GS건설이 가장 많은 1조1352억 원을 차지했고 현대건설(7645억 원), 두산중공업(2717억 원), 삼성물산(2674억 원), SK건설(2539억 원) 등이었다.

대형 건설사와 공동도급을 통한 지역건설업체의 원도급 수주율은 현대건설(25.2%), 동부건설 (20.8%), 삼성물산(13.8%), GS건설(1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건설업체의 하도급 참여비율은 고려개발(53.9%), 동부건설(49.4%), 두산중공업(40.9%), 남양건설(29.1%) 등이 높았다.

한편 정부는 3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을 개정해 추정가격이 종합건설공사는 150억 원 미만, 전문건설공사는 7억 원 미만일 경우 지역건설업체에 발주할 수 있도록 바꿨다. 그러나 이는 임의규정으로 권고사항 수준에 그치고 있어 지역건설업체 참여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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