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야단치지 않으면 아이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 입력 2001년 10월 5일 19시 01분


▼'야단치지 않으면 아이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히라이 노부요시 지음/최윤희 옮김/240쪽 8500원/투영▼

시대를 초월해서 ‘요즘 애들’은 늘 버릇이 없다. 그리고 이는 응당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을 ‘오냐 오냐’ 키웠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귀결된다. 야단을 쳐야만 아이가 바로 큰다는 것이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자녀교육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아동 정신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야단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아이 교육의 첫째 수칙이라고 말한다. 과연 부모의 꾸지람이 얼마나 논리정연한 것인가에 대해 저자는 회의적이다. ‘사랑의 매’라는 자기 합리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자신의 화를 주체못해 아이를 야단친다는 것.

체벌이란 권력을 가진 힘 센 자가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휘드르는 엄연한 폭력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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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아이들의 거짓말, 장난, 어리광에는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 빈약한 논리이긴 해도 아이가 내세우는 근거에 귀를 기울이고 잘못이 있으면 바로 잡아주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이다.

자녀의 행동 가운데 부모를 가장 화나게 만드는 것은 단연 거짓말이다. 그러나 논리적, 물리적으로 부모를 당할 수 없는 어린이에게 거짓말은 자기를 방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직하게 말해도 불리한 상황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솔직하게 말했을 때 오히려 용서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면 아이는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된다. 부모 역시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가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이의 거짓말을 무턱대고 걱정하고 다그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분명해진다.

저자는 소위 ‘착한 아이’라고 칭찬받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경고한다. 자발성이란 장난과 반항을 거듭하면서 터득되는 것이기 때문. 부모가 바라는 착한 아이란 단지 자발성의 출현을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부모 중에는 아직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평화를 영구적일 것이라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아이들은 증오가 잉태한 꾸지람을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면서 부모들에게 아이와 입장 바꿔보기를 통해 좀더 관대해 질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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