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인터뷰]후버 스위스 교통안전協 이사

  • 입력 1999년 6월 13일 19시 53분


“9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600명 이하로 낮췄습니다. 2010년엔 목표치인 350명대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봅니다.”

스위스 도로교통안전협회 교통안전담당 이사 크리스챤 후버의 자신있는 예측이다.

스위스는 지난해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1.7명으로 우리나라(8.7명)의 5분의1 수준이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이처럼 줄게 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첫번째로 꼽히는 요인은 각종 교통관련 법규를 강화한 것.

후버는 “97년 교통법규 위반과 관련한 모든 벌금 액수가 배로 인상됐고 음주운전 단속 기준치도 혈중알콜농도 0.08%에서 0.05%로 강화됐다”고 말했다.

스위스 당국은 법규 강화와 아울러 안전벨트 착용 캠페인을 벌여 착용률을 60%까지 끌어올렸다.

보행자 보호를 위한 횡단보도 관련 규정도 강화됐다.

94년 이전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손을 들어야 법의 보호를 받았지만 이후엔 횡단보도에 한 발이라도 들여놓으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세세한 부분에까지 안전을 고려하는 스위스 교통당국의 의식도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선을 페인트로 칠하는 방식 하나만 봐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차선 위에서의 미끄러짐을 막기 위해 페인트를 방울지도록 칠하고 있습니다. 또 페인트의 빛 반사도를 높여 야간 운전시 눈에 잘 띄도록 했습니다.”

후버는 또 “신호등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방정부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1년에 몇차례씩 정기적인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스위스 당국이 특히 보행자 안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횡단보도는 그냥 단순히 도로 위에 페인트 칠을 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보행자가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보행자를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시설물’이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기본 개념에 따라 스위스 당국은 횡단보도를 설치할 때 위치 조명도 가시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횡단보도에는 ‘교통섬’과 ‘가로등’을 반드시 설치하고 왕복 4차로 이상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을 설치합니다. 또 운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없는 곳에는 횡단보도를 만들지 않습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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