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지능형 교통시스템」연구

  • 입력 1999년 2월 7일 19시 29분


《운전자의 부주의와 판단미숙, 자동차의 결함, 불완전한 도로…. 이같은 교통사고 요인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최근 ‘지능형 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지능형 교통시스템’은 운전자가 일일이 조작하지 않고 자동차가 일정한 시설이 갖춰진 도로를 자동으로 주행하는 무인자동주행시스템. 근본적으로 사람이 실수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일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7년 9월7일부터 4일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간 15번 고속도로 10㎞구간에서 이미 ITS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은 버클리대 교통공학과 연구팀과 캘리포니아주 교통부, 민간 공공연구소 기업체 등이 참여한 ‘첨단교통시스템 연구팀(PATH)’이 주도했다.

우선 이 실험을 위해 고속도로 2개 차로에 지름 2.54㎝, 길이 10㎝의 둥근 특수 자석을 1.2m 간격으로 깔았다.

또 실험에 동원된 20대의 자동차에는 자석에서 나오는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컴퓨터를 내장했고 좌우 차량 및 앞뒤 차량과의 간격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도 부착했다. 좌우, 앞뒤 차량과의 간격이 너무 좁아지거나 차로의 중앙에서 자동차가 이탈할 경우 핸들 브레이크 엑셀레이터 등이 자동으로 조작되도록 만든 것.

실험결과 20대의 자동차가 시속 1백㎞ 속도로 달리면서도 앞뒤 6.5m 간격을 유지했다. 또 자동조작 구간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파악해 대처하는 속도가 운전자에 비해 10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ITS 시설이 없는 도로에 들어서면 ‘자동조작’을 해제하고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하게 된다.

현재 연구팀은 속도를 더 높이고도 앞뒤 차량의 ‘안전주행 간격’은 좁혀 도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PATH의 연구팀장인 버클리대 스티븐 쉴라도버 박사는 “차선이탈과 차량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이같은 시스템은 1,2년내에 실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는 PATH의 연구결과에 따라 ITS 시스템 구축과 첨단 자동차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관련법을 제정했다. 미 버지니아주 버지니아테크 주립대의 안톤 호베이카 교수(교통공학)는 “21세기에는 교통시스템에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며 2015년경 ITS 시장규모를 4천3백억달러로 예상했다.

호베이카 교수는 또 “ITS용 첨단자동차를 만드는데 지금은 9만달러(약 1억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들지만 앞으로 10년안에 수백달러 정도로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샌프란시스코〓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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