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최서열/정보제공 없는 낙선운동

  • 입력 2004년 3월 4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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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낙선·당선 운동에 한창이다. 그들은 후보자들의 행적,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 등 나름대로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낙선 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낙선운동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먼저, 그 기준에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유권자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논의를 거쳤다고는 하나 대부분 몇몇 내부자의 논의만으로 낙선 대상자를 선정한 인상이다. 낙선 대상자 홍보방식도 기준을 공평하게 적용했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고 “이 사람은 나쁘니 뽑지 말라”는 식이 많다.

총선이라고는 하지만 대다수 유권자는 민생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자기가 속한 선거구 출마자들의 신상을 조사하고,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할 시간이 부족하다. 정보가 부족한 유권자들에게 시민단체의 낙선·당선 운동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민단체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섣부른 가치판단으로 낙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것이 아니라, 출마자들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환경 여성 대북정책 등 각계의 관심사에 대해 출마자들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 유권자의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 언론을 통한 홍보는 물론 각 투표소에 이를 게시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유권자는 선거 때 집으로 날아드는 출마자 홍보 전단지에서 잘생긴 후보가 누군지, 동문 선배나 후배는 없는지, 고향이 어디인지를 보고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게 고작이었다. 이래서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 진정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가릴 수 있는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시민단체가 바로 그런 일을 해주기 바란다.

최서열 대학생·경기 성남시 야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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