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미소/지나친 ‘얼짱 신드롬’

  • 입력 2004년 2월 25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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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얼굴만 예쁘고 몸매만 좋으면 죄도 면하게 되는 세상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얼굴이기에 잘 생기고 예쁜 것이 세상을 사는 데 유리한 점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강도 얼짱’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인 한 여대생 강도가 24일 붙잡혔다. 그는 자기가 ‘강도 얼짱’으로 불리는 데 대해 스스로 어이없어 했다고 한다. 죄는 엄연히 죄다. 얼굴이 예쁘다고 해서 죄가 용서되는 세상이라면 범죄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외모 지상주의가 빚어낸 해프닝은 또 있다. 24일자 신문에는 “‘얼짱 신혜인’ 22분 뛰었지만…”이라는 기사가 신 선수의 사진과 함께 실렸다. 하지만 이 농구 게임의 결과는 신 선수가 속한 신세계가 현대에 15점 차로 패한 것이었다.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뛰었을 것이다. 패했건 이겼건 게임에 성실히 임하고 남보다 두드러지게 팀에 공로를 세운 선수들이 부각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본다. 그래야 진정한 스포츠인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선수들은 가려지고, 얼굴이 예쁜 선수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골을 못 넣은 것조차 관심의 초점이 된다면 앞으로 누가 노력을 하겠는가. 이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다.

어느 분야든 외모가 아니라 실력 있고 노력하는 사람이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요즘은 언론이 오히려 실력은 뒷전이고 외모와 몸매가 최고인 것처럼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아 유감이다.

외모 지상주의에서 탈피해 모두가 자신의 내면적 발전과 질적인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 그래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정정당당한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언론부터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김미소 대학생·경북 경주시 동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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