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건강 파일]알츠하이머 음악치료 효과… 과거기억 되살리는 데 도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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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앉아 몸을 웅크리고 있는 노인에게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려주자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어 허리를 펴고 발과 어깨로 리듬을 타며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헨리 씨는 지난 10년간 ‘네’ 혹은 ‘아니오’밖에 대답하지 못했던 알츠하이머병 환자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했던 헨리 씨가 음악을 듣고 난 뒤 흥분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는 영상을 11일 소개했다.

헨리 씨에게 음악을 지속적으로 들려주던 어느 날 그는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신이 내게로 와서 이 음악을 주었고 세상이 노래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캡 캘러웨이(1994년 사망한 미국 재즈가수)는 내게 최고의 뮤지션”이라고 말한 뒤 손짓을 해가며 스캣(의성어 혹은 음절을 흥얼거리는 즉흥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헨리 씨에게 들려준 음악은 딸이 어릴 적에 그가 많이 불러줬던 노래다.

신경학자이자 음악치료 전문가 올리버 색스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친숙한 음악을 들으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음악이 기억과 강한 감정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색스 박사는 “음악은 인간의 다른 어떤 경험보다 뇌에 깊이 각인돼 음악을 들으면 예전의 감정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보스턴대는 2010년 음악이 잠재기억을 불러일으켜 치매가 악화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알츠하이머#음악치료#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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