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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살아보니]타힐 후세인/아이에겐 책 읽으라고 하면서

입력 2003-11-28 18:03업데이트 2009-10-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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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독일에서는 독서가 취미인 사람이 무척 많다. 여행을 갈 때도 소설책을 한두 권씩 챙겨가는 것이 습관처럼 돼 있고, 책을 읽는 장소는 공원 길거리 등 책상 앞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책은 TV나 영화보다 더 많은 상상력을 키워 주고,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사고의 즐거움을 가르쳐 준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나름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만들어 가는 단계인 청소년들에게는 문학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간접 경험을 풍성하게 해 주는 ‘즐거운 독서’가 꼭 필요하다.

베텔스만 코리아의 설립을 위해 한국에 부임한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인들의 독서 습관을 지켜보면서 특이하다고 느낀 점이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적 목적에서 책을 읽는다는 점이다. 한국인들은 독서를 인생을 즐기는 한 방법이 아니라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도구로 여긴다. 물론 책은 교훈을 주기도 하고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학이 예술의 한 장르로 인생의 질을 높이는 엔터테인먼트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근 한국의 TV에서도 독서를 권장하는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워질 필요가 있다. 특히 독서 습관은 어렸을 때 형성되기 때문에 어린 자녀들이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데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시작하는 ‘자녀와 함께 30분 책 읽기 운동’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라면 엄마가 책을 읽어 주고, 초등학생 정도의 자녀라면 서로 다른 책을 같은 공간에서 읽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얼마 전 수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책을 선물하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가 그 지역의 서점과 도서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서울과는 대조되는 열악한 환경의 서점과 도서관을 보고 무척 안타까웠다. 이런 지역의 어린이들도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와 함께 30분 책 읽기 운동’은 수도권 이외의 독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살고 있는 부모들이 더욱 앞장서서 정착시켜야 한다.

매월 25일은 대한출판문화협회 등이 ‘자녀와 함께 30분 책 읽기 운동’의 하나로 정한 ‘책 선물하는 날’이다. 늘 생각만 하고 있었던 책 선물을 이날을 기회 삼아 시작해 보자. 자녀에게 좋은 책을 골라 선물하고 매일 함께 앉아 30분씩 읽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어느덧 독서가 습관이자 취미가 된 자녀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약력 ▼

1966년 독일 뮌헨에서 독일인 어머니와 파키스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런던정경대(LSE)에서 수학했다. 1998년 베텔스만 북클럽을 열기 위해 한국을 찾은 뒤 꾸준히 배워 온 한국말이 유창하며, 삼겹살과 낙지볶음을 즐긴다. 4월 한국 여성과 전통혼례로 결혼했다.

타힐 후세인 베텔스만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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