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과시형 명품시대 가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시장 급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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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 세계 유수 항공사들이 최근 ‘프리미엄 이코노미(Premium Economy)’ 클래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일반석보다 40% 정도 넓은 공간과 차별화된 음식을 제공하지만 가격은 비즈니스석의 60∼70% 수준이다.

소비자의 프리미엄 니즈를 합리적인 가격에 충족시키는 프리미엄 이코노미형 제품은 단지 항공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이미 다양한 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걸쳐 거대한 트렌드로 번져 가고 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시장 중심으로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 및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찾는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에서는 한 브랜드가 일반 매장과 이월상품 매장을 구분해 운영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월상품 매장에서는 시즌이 지난 유명 브랜드 의류를 약 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셰러턴, 힐턴, 메리엇호텔도 각각 하위 브랜드를 만들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럭셔리 호텔 이미지는 유지하되 객실과 부대시설, 서비스 수준을 약간 낮추는 방식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호텔에 적용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현상은 최근 선진 유통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성이다. 한국 역시 선진시장 진입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보니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나타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소비 트렌드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 등에서는 단순 과시용 해외 유명 브랜드 소비의 시대가 끝나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편집숍이 급증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 명품 침구류가 홈쇼핑에서 ‘완판’되고 있다. 최고급은 아니지만 적절한 수준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하려는 한국 소비자들의 욕구가 강하다는 얘기다. 한국 유통시장은 분명 변곡점에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심태호 AT커니 대표 Taeho.Sim@atkearn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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