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불편한 건 용서못해” 잡스의 분노가 애플 혁신의 원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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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감’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분노’에서 나온다. 영원한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삶이 이를 잘 보여준다.

잡스는 생전에 자신을 버린 생부를 끝까지 용서하지 않았다. 평생 분노를 간직하고 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매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불만스러워한 잡스의 태도, 생부를 죽기 전까지 용서하지 않은 바로 그런 자세가 그를 혁신하도록 만들었다.

잡스는 애플을 설립하면서 명령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기존 PC가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항상 짜증을 냈다. 그래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매킨토시를 개발했다. 아이팟 역시 ‘분노’의 결과다. 그는 음질 좋은 MP3 파일을 쉽게 기기에 넣어 편하게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없었던 당시 MP3 플레이어에 분노했다. 직관적으로 쉽게 원하는 곡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아이팟을 만든 이유다. 아이폰 개발도 비슷한 스토리다. 2000년대 중반 디지털 기기들이 휴대전화 하나에 통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었다. 애플은 먼저 모토로라와 합작해 아이팟 기능이 들어간 휴대전화 로커(Rokr)를 출시했다. 볼품없는 디자인과 안 좋은 성능에 잡스는 또 한 번 분노했다. 모토로라와 애플, 통신회사 싱귤러의 서비스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실망스러운 제품이 나왔다고 판단한 그는 휴대전화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처럼 분노는 문제를 발견하게 만들고, 높은 목표와 끈기를 지니도록 만들며, ‘차별화’로 나가는 길이 될 수 있다.

저명한 경영전문가 톰 피터스는 “혁신의 유일한 원천은 짜증내고 화내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변화를 싫어한다”고 조언했다. 화내는 사람은 익숙한 것에 길들여지지 않고 분노하는데, 이때의 분노가 변화를 향한 에너지가 된다는 것이다.

혁신가는 분노로부터 문제를 인식해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갖는다. 또 분노로부터 높은 목표를 세워 끈기 있게 실천하고 이 과정에서 혁신에 대한 능력이 생긴다. 혁신을 원한다면 좋은 분노를 조성하라.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 capomaru@gmail.com
#DBR 경영 지혜#애플#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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