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시장점유율보다 선순환구조에 투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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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 정도다. 한국 중소기업의 평균수명은 더 짧아서 10.6년에 불과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기업들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을까. 여러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기업 생태계와 선순환 구조의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미국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은 인천국제공항보다 이용객이 2배 정도 많다. 그런데 돈은 인천국제공항에 비해 적게 벌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은 공항에서 평균 49달러를 지출하는 반면 오헤어 국제공항의 이용객은 고작 6달러만 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570개의 협력업체와 관련 직원들이 탑승 수속을 15분 만에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용객들은 남는 시간에 쇼핑을 할 수 있다. 반면 오헤어 국제공항은 탑승 수속 시간의 단축에 관심이 없다. 수속을 빨리 마쳐 달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공항 직원들이 화를 내기 일쑤다. 수속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용객들은 수속을 마친 뒤 기껏해야 커피 한잔 마실 정도의 여유만 가질 뿐이다. 결국 인천국제공항과 협력업체들이 함께 만든 신속한 탑승 시스템은 인천국제공항을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 생태계로 이끌었다.

기업 스스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해서 새로운 특허를 얻고 이렇게 취득한 특허로 새로운 시장과 상품을 만든다. 또 생산성을 높여서 수익성을 제고한다. 여기에서 발생한 이윤은 다시 R&D에 투자해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하지만 단기간의 성과에만 매달리다 중장기적으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지 못했고 결국 어려움에 처한 사례도 많다. GM은 2000년대 후반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노조 등으로 인해 과도한 운영 비용이 발생했고 원가 관리에도 실패했다. 시장점유율에만 집착해서 정작 이윤은 챙기지 못한 사례다.

기업이 장수하려면 업계가 힘을 모아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 스스로도 R&D와 새로운 시장 창출, 생산성 향상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kckim@catholic.ac.kr
#DBR 경영지혜#시장점유율#선순환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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