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책]토머스 프리드먼 ‘미국 쇠망론’ (강정임 이은경 역, 21세기북스·2011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위기의 해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라’

미국의 역사를 보면 미국인들의 에너지와 기업가 정신의 토양 위에 정부 부문에서의 우수한 공교육 기회 제공, 사회기반시설 구축 및 현대화, 적극적 이민정책, 기초연구와 개발 지원, 민간 경제활동에 대한 지원이라는 5개의 축을 중심으로 ‘미국식 성공방식’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200년간의 번영과 글로벌 리더의 위치를 누려 왔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절대강자로서 세계를 주도하던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은 AAA에서 AA+로 강등되고 경제 및 군사 면에서도 중국의 급성장을 지켜보면서 머지않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를 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책은 ‘가장 강한 종,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는 진화론을 이용하여, 미국 쇠락의 원인을 미국인의 오만함에서 찾고 있다. 냉전시대의 종식이 새로운 세계로 변화한다는 것을 알리는 시작이었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미국이 만든 세계의 틀 속에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라는 이유 때문에 새로운 세계를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자기반성도 담았다.

책의 제목을 보면 미국이 쇠망할 것이라든가 과거 위대한 미국에 대한 향수에 젖은 패배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10년 후 미국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의 제시와 함께 미국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하루빨리 기본으로 돌아가 ‘미국식 성공방식’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중국이 현재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방식이 미국의 문제를 치유할 대안이 될 수 없으며 더욱 미국다워지는 데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그 근거로 미국의 자유분방한 정신, 다양성, 유연한 경제, 직업윤리, 혁신에 대한 열정,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미국 사회가 세계에서 번영하기 가장 적합한 나라라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작동을 멈춘 미국 정치체계에 대한 개혁방안으로 제3정당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은 제3정당이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3당 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가 더 정직하고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하면 그 충격요법으로 기존의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더 우수한 사람이 나올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라.’ 이 책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저성장이 지속되고 고용이 경제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 있으며 ‘대한민국 성공 방식’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미국 쇠망론#시티은행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