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관 1시장, 전통시장 가는 날]<10>국민체육진흥공단-서울 마천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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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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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에 맞춤형 운동처방… 야채가게 김씨 주름도 펴졌다

정정택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가운데)은 지난달 28일 의료진 11명과 함께 시장상인들의 건강을 챙기는 ‘맞춤형 운동처방 서비스’에 나섰다. 의료진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개 혈압이 높고 비만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적절한 스트레칭과 생활운동이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정정택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가운데)은 지난달 28일 의료진 11명과 함께 시장상인들의 건강을 챙기는 ‘맞춤형 운동처방 서비스’에 나섰다. 의료진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개 혈압이 높고 비만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적절한 스트레칭과 생활운동이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어머님, 다리를 쭉 뻗고 조금 더 허리를 굽혀 보세요.”

“아이쿠, 이게 최선이에요.”

8월 28일 서울 송파구 마천중앙시장에서는 조금은 특별하고 시끌벅적한 건강 관련 행사가 펼쳐졌다. 전문의와 임상병리사 그리고 운동처방사 등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국민체력센터 소속 의료전문가 11명이 직접 상인회 사무실을 방문해 시장상인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운동처방 서비스’ 봉사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시장상인 40여 명을 대상으로 기본 체력에서부터 혈액과 골밀도 및 폐기능 검사를 포함해 종합적인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꼼꼼한 운동처방을 제공했다. 상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생활에 바빠 정기검진이나 운동에 시간을 쏟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정권 국민체력센터 운동처방실장은 “40대 이상 상인들은 시장에서 짐을 옮기는 업무 특성상 어깨와 허리를 많이 사용해 대다수가 근골격계 질환을 갖고 있었다”며 “어깨 통증과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프로그램을 알려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문가들의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 이외에도 질병 유무에 따른 전문의의 건강상담도 이어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장점을 적절하게 활용한 ‘맞춤형 운동처방서비스’는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지속적으로 찾아갈 계획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3월 마천중앙시장과 ‘1기관1시장 자매결연’을 하고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나섰다.

정식으로 자매결연하기 이전에도 공단 측은 명절 때마다 마천중앙시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왔다. 전통시장에서 명절 선물을 구입해 강동 및 송파지역의 복지시설에 전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기 때문이다. 마천중앙시장은 공단이 있는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이다.

자매결연 이후 공단본부는 매달 임직원 50여 명과 함께 마천중앙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날은 여섯 번째 ‘전통시장 가는 날’. 임직원들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전통시장에서 식자재를 구매해 인근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역사회 봉사와 연계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의료진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정정택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8)은 “전통시장 활성화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공단 대내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매결연 시장을 후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우리공단이 마천중앙시장을 많이 이용하면 할수록 전통시장도 활성화되고 주위 어려운 복지시설도 도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단의 사회복지활동 전략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공단 측은 자매결연 시장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왔다. 5월에는 마천중앙시장 상인 130여 명의 단합대회 행사에 영종도 경정훈련원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공단본부뿐만 아니다. 공단 산하기관인 ‘미사리 경정장’ 역시 경기 하남시 덕풍시장과 신장전통시장을 매달 찾아가 봉사하는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를 정례화하고 있다.

공단 자원봉사 직원들이 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수도권을 뒤흔들 무렵이었다. 태풍에도 일터를 떠나지 못한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태풍의 거센 바람은 한바탕 상가의 간판과 차양을 뒤집어 놓고 가게에 진열된 상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봉사활동에 나선 공단 임직원들은 합심하여 순식간에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가장 가까운 이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마천중앙시장입니다. 이웃이 성공하고 행복해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아닐까요?”
▼ 1960년대 형성된 강남권 최대 전통시장… 서민들 꾸준히 찾아 ▼

■ 송파구 마천중앙시장

풍부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마천중앙시장은 서울 동남권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다.
풍부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마천중앙시장은 서울 동남권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다.
“196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돼 성장해온 강남권 최대의 전통시장입니다.”

마천중앙시장은 서울 동남쪽 끝자락에 있는 서울 남부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다. 실제 현대적 유통시설이 즐비한 강남권에서는 마천중앙시장만 한 재래시장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고물가로 고통 받는 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형 전통시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마천(馬川)동이란 지명은 조선시대 임경업 장군이 이곳에서 백마를 얻어 물을 먹였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남한산을 경계로 경기 성남시과 인접한 마천지역은 전형적인 서민 밀집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최신형 유통업체보다는 친근한 전통시장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유재훈 상인회장(55)은 “우리 시장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인접해 농산물 가격이 원산지 수준으로 신선하고 저렴하다”면서 “이 밖에도 먹거리 장터는 물론이고 의류와 패션 시장까지 골고루 갖춘 경쟁력 있는 전통시장이다”라고 자부했다. 현재는 도시정비지정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되어 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전통시장의 명맥을 잇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햇볕을 가릴 아케이드가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가 와도 물이 차지 않는 바닥재로 시장안길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도로 폭이 널찍해 쾌적하게 장보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각종 꼬치류와 순대 떡볶이 등 풍성한 시장표 먹거리도 마천중앙시장의 매력이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마천중앙시장#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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