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수의 부자 부동산]중소형 주택으로 눈 돌려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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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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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외환위기 시절 부동산 가격, 특히 아파트 매매가격은 폭락했다. 하지만 2001년부터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투자시장의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대세 상승기를 보였고 2004년 일시 하락, 2006년 일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7년부터 최근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대형 아파트의 미분양이 큰 폭으로 늘었고 실수요자는 중소형을 선호하게 됐다. 반면 시중 유동성 자금의 유입, 인플레이션 우려, 은퇴 대비 등의 수요 증가로 수익형 부동산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외환위기 시절을 경험하면서 부동산 신화의 거품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부동산자산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2000년대 초반의 부동산가격 상승과 최근의 부동산시장이 다른 국면을 띠고 있는 것은 향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향후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부동산 수요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는 인구구조와 소득이다. 인구구조 측면에서 주택의 실수요층은 당분간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55년생 이후의 1차 베이비붐 세대(1956∼1963년생)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6년생)의 인구수가 160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주택의 실수요층이라고 할 수 3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40∼59세 인구 비중은 2020년에 32.7%로 가장 높게 나타난 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은 2010년 이후에는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30세가 되면서 신규로 주택시장에 진입하고 그 이후에도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대기하고 있어서 2020년까지 주택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결혼 적령기 인구가 감소 추세고 청년층 인구수가 많지 않아 주택시장이 과거와 같이 신규 수요에 의해 급격히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50대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들의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으로는 교육 등의 문제로 지방보다는 수도권, 수도권 중에서도 인기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희소성 있는 지역과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선호지역의 주택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택 수요의 차별화,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은 주택이 보유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규모 축소 등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퇴직한 후 자산의 80∼90%를 차지하는 부동산 관련 빚을 청산하지 않으면 노후 소비를 충당할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녀 성장기에는 중대형 주택의 수요가 많았지만 은퇴 이후에는 출가 등으로 가족 수가 줄고 생활비도 절약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형 주택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 또 고령화 시대에는 공격적인 자산운용보다는 보수적인 자산운용이 주를 이루게 된다.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만족감보다는 매월 수익을 가져다주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편이 현명한 전략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어 가장 안전한 위험회피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기 변동으로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에 따른 자산가격의 급락도 대비하는 것이 재테크를 잘하는 방법이다. 이제는 부동산을 보유했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상품이나 지역에 따라 향후 수익률이나 자산가치의 증가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다양한 부동산 보유보다는 제대로 된 수익형 부동산 하나가 효자가 되는 시대이다. 따라서 향후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ns22@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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