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수의 부자 부동산]재건축 투자, 상가 많은 단지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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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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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 걸린 사람 많으면 사업 추진속도 늦어질수도

올해 5월 15일 고덕주공 6단지 아파트 재건축조합이 무상지분 174%를 제시한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는 다른 재건축 단지에도 영향을 미치며 재건축 단지시장이 새 국면을 맞는 데 일조했다. 이 영향으로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160% 이상의 무상지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은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둔촌주공 입찰에 참여를 포기했고, 무상지분 164%를 제시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일부 사업장에서 조합이 과도하게 높은 무상지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시공사와 조합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재건축아파트 투자 시 무상지분은 매우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매입하는 단지의 무상지분이 높을수록 추가부담금의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상지분이란 조합원이 재건축 후 추가 부담금 없이 넓혀 갈 수 있는 면적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무상지분을 알면 무상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평수와 넓은 평형으로 갈 때 추가부담금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건축을 추진 중인 22평 아파트(대지지분 27.5평)를 보유한 조합원에게 배정 가능한 평형이 33평과 45평이고 무상지분이 120%라고 한다면 추가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평수(무상지분 평수)는 27.5평×1.2=33평이다. 45평을 원할 경우 조합원이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추가부담금은 무상지분 평수에서 늘어나는 면적(45평―33평=12평)에 평당 분양가(2000만 원)를 곱해서 산출되는 2억4000만 원이다.

이와 같이 대지지분이 커야 중대형 평형 희망 시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이 적어진다. 무상지분이 높아지려면 분양수익이 많거나 공사비용이 적어야 한다. 따라서 높은 무상지분은 조합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무상지분이 높아지면 시공사들은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게 되어 미분양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손실은 조합원들에게 전가된다. 또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공사비 등을 낮추거나 잦은 설계변경 등을 통해 사업비를 보전하려 할 것이다.

재건축, 재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업진행 속도이다. 현재 재건축 추진단계와 주택경기 상황에 따라 매입가격이 달라지지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사업절차가 구체화된 단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에서 아파트 입주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사업기간이 지체되면 그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추진위가 구성돼 있지 않거나 소송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단지는 피해야 한다. 그리고 재건축 규제사항 중 소형평형 의무비율 해당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2003년 9월 5일부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안에서 주택재건축 사업을 하면 전체 건설예정 가구 수(조합원분양+일반분양)의 60% 이상을 국민주택(85m² 이하)으로 건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재건축아파트 매입 시 해당 평수가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 신규 단지로 재건축 시 배정되는 평수 등을 예측해 투자해야 한다.

일부 단지 소형 평형의 경우 향후 재건축 시 중소형 평형으로 배정받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주의해야 한다. 대형 평형을 원할 경우 단순히 지분 크기가 크다고 배정받는 것이 아니라 대지지분의 순서가 상위 40% 이내에 들어야 대형 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다.

재건축 단지 중 투자 유망한 아파트의 공통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땅 지분이 많을수록 무상으로 받는 평수가 늘어난다. 둘째, 기반시설이 좋아야 한다. 셋째, 상가가 많은 단지 등 이해관계인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 이는 재건축사업의 추진을 더디게 한다. 넷째, 추진위 구성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면 안 된다. 안전진단, 사업시행인가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향후 자산가치 상승에서 매입을 고려할 만한 재건축아파트는 강북지역보다는 강남지역이 투자 1순위이다. 재건축 단지 중 대지면적이 넓고 교통여건이 좋은 단지가 투자 유망하다. 블루칩은 개포 주공 1∼4단지, 반포주공1단지이며 옐로칩은 둔촌주공, 고덕주공 아파트단지를 들 수 있다.

향후 최고 주거단지는 압구정, 반포, 동부이촌동, 여의도 등 한강변 지역이 될 것이다. 현재 이 지역은 전략정비구역, 유도정비구역 등으로 지정돼 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다. 그러나 이 지역들은 현행법상 재건축 규제 등의 문제로 사업이 본격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재건축사업의 성공적인 투자요인은 입지, 대지지분, 재건축 추진속도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ns22@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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