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이것이 달랐다]대신증권

입력 2009-08-29 02:58수정 2009-09-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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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때 위기관리 선제대응… 47년간 인위적 구조조정 안해
정년퇴직자 많은 ‘믿음의 조직’
11년 현금배당… 지배구조 안정

대기업과 은행 계열 증권사들이 넘쳐나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순수 독립증권사가 뿌리를 내리기는 그리 쉽지 않다. 거대한 고객기반을 갖고 있는 은행계 증권사나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과 달리 영업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대형 증권사 가운데 독립계열 증권사로 이름이 알려진 곳은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정도다.

이 중 대신증권은 47년의 역사 동안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한국 경제사의 위기 국면들을 오뚝이처럼 극복하며 오늘까지 성장해 왔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능케 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특유의 보수적인 영업철학이 꼽힌다. 이 회사는 인력 이동이 잦은 증권업계에서는 드물게 아직도 정년퇴직자를 다수 배출할 정도의 끈끈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기도 하다.

○ 증권업계 최초 기록 이어온 위기관리능력

‘업계 최초 증권거래소 상장’ ‘한국 최초 종합계좌 시스템 가동’ ‘업계 최초 온라인거래 시스템 출시’….

대신증권은 1962년 삼락증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대신증권이라는 지금의 이름은 1975년 양재봉 창업자가 이를 인수해 재창업을 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대신증권은 무수히 많은 ‘업계 최초’ 기록을 세우며 국내 증권업계를 이끌어 왔다. 많은 발자취 가운데 특히 전산분야에서의 업적이 컸다. 이 회사는 2004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거래 시스템을 대만 태국 등 해외에 수출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위기가 올 때마다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외환위기가 터지고 동서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을 때 대신증권은 무차입 경영을 통해 위기국면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당시 보유했던 5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미리 처분해 외환위기가 오기 전에 단기차입금을 상환했던 것이다.

1990년대 후반 다른 증권사들이 대우그룹 계열사의 채권이 포함된 고금리 수익증권을 집중 판매해 수익을 거뒀을 때도 대신증권은 국공채 수익증권 판매만을 고집했다. 대우그룹이 부도를 내고 수익증권 환매사태가 발생해 경쟁사들은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대신증권은 별다른 손실 없이 난국을 비켜갈 수 있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부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들과의 장외 파생상품 거래에서 추가로 신용보강계약을 맺는 등 사전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대신증권의 이 같은 보수적 경영은 다른 신생 증권사들처럼 단기적 성장을 이루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됐지만 오랫동안 회사를 한결같이 지탱해준 힘으로 작용했다.

대신증권이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종업원을 경영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동업자 정신’도 큰 몫을 했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47년을 헤아리는 기간에 인위적 구조조정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 매년 경영성과의 일부를 주식의 형태로 전 임직원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1975년부터 40여 년간 매년 공채를 해오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나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의 비율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주주가치와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증권사로는 드물게 11년 연속 현금배당을 하고 있으며 배당규모도 이익의 50%를 넘는다.

○ 수익구조 개편 통해 미래 준비

대신증권은 최근 3년간 대대적인 수익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주식중개(브로커리지)에 집중돼 있는 영업구조를 기관 영업, 퇴직연금, IB 등 다양한 영역으로 넓힌 것이다. 특히 기업공개(IPO)나 회사채 발행 등 법인영업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리서치센터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효과는 올해부터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법인영업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그동안 정체됐던 IB 부문에서도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었던 소매영업(리테일) 부문에서도 서비스 개혁을 준비 중이다. 당장 10월부터 고객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사후 리스크 관리까지 자산관리의 전 과정을 지원해주는 ‘금융주치의 서비스’를 도입한다. 또 각 지점에서 대(對)고객 상담을 더 내실 있게 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에서 자료와 인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대신증권 약사

―1962년 삼락증권주식회사 설립

―1975년 대신증권주식회사로 상호 변경

―1979년 증권업계 최초 전광시세판 설치

―1984년 도쿄사무소 개설, 대신경제연구소 설립

―1988년 대신투자자문주식회사(현 대신투신

운용) 설립

―1996년 종합계좌 시스템 가동

―1997년 국내 최초 온라인거래 시스템 출시

―2001년 누적 사이버거래액 1000조 원 돌파

―2008년 홍콩 현지법인, 중국 상하이사무소 개설

―2009년 11년 연속 주주 현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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