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교과서로 배웁시다]가격의 결정 방식과 종류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4분


상품과 서비스 값은 수요-공급이 만나는 곳서 결정

임금은 노동의 가격

이자는 화폐의 가격

외화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크게 늘어

시장에서 환율급등

내용:

“지금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한 중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 하나둘씩 말한다. “3만 원요.” “5만 원에 샀어요.”…. 자기가 직접 구입한, 또는 부모님이 사다 준 휴대전화의 가격이다. 선생님은 또 질문을 한다. “그러면 여러분이 대답한 휴대전화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아이들은 더 자신 있게 답한다.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죠.”

이처럼 이젠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도 시장에서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수요와 공급”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이해:

오늘날 시장에서 거래되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진다. 조금 더 엄밀하게 말하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은 상품 가격이 이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는 그것을 만들거나 제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그리고 노동력의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은 사람들이 ‘수요’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절의 얘기였다.

그 후에는 또 다른 이론이 나왔다. 상품의 가치가 생산비용과 같은 공급 측면이 아니라 그 상품에 대해 수요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의 정도, 즉 효용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었다. 여기서 효용은 ‘한계효용’을 뜻한다. 생산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상품이 공급되면서 수요자의 선택 요인인 효용이 중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시장경제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것의 가격이고, 이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모두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 점차 일반화됐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해당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우리 주위에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나타내는 가격이 이름은 다르지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임금이나 이자, 지대, 주가, 환율 등이 그것이다.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노동의 가격이며, 이자는 자금시장에서 필요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화폐의 가격이다. 또 지대는 토지시장에서 결정되는 토지의 가격, 주가는 증시에서 결정되는 주식의 가격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나 유로, 엔과 같은 외국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가격이다.

이렇게 가격은 시장의 종류만큼 다양하게 존재한다. 또 해당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이 변화하면 그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인다. 즉, 수요가 공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가격은 오르지만 반대로 공급이 수요보다 커지면 가격은 내려간다.

최근 언론에서는 외환시장의 환율 변동에 대한 보도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환율이 너무 많이 올라서 걱정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면 왜 환율이 이렇게 오르고 있고, 또 환율이 너무 오르는 것이 문제라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이는 어린 학생들이 보기에는 매우 어려운 질문일 수 있다. 그러나 환율도 일종의 가격이고 가격은 해당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철저히 이해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의외로 쉽게 답을 할 수 있다.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외환시장에서 외화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고, 이런 문제는 외화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또 공급을 증가시키면 해결된다는 것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어떤 목적으로 외화를 ‘수요’하게 되고, 또 어떤 과정을 통해 외화가 ‘공급’되고 있을까. 외화는 보통 우리가 해외여행을 가려고 하거나, 기업이나 정부가 외국에서 빌린 외화를 갚을 때 또는 외국 제품을 수입해 올 때 필요하다. 공급의 과정은 이와 반대로 보면 된다. 이 밖에 정부나 기업, 가계에서 외화의 수요와 공급을 각각 줄이고 늘리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격이 무조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가격도 기본적으로 이 원리를 거스를 수는 없다. 그래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 이에 따른 가격의 움직임에 대해 잘 이해한다면 우리 주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제 현상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관련 내용: 한국경제교육학회 편, ‘차세대 고등학교 경제’ 82∼99쪽, 410∼415쪽

김경모 경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한계효용

하나의 재화나 서비스를 추가로 소비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만족의 크기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한 상품의 소비량이 증가하면 그 상품에 대한 욕구도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한계효용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그러므로 한계효용이 점차 줄어들다 결국 그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 수준으로 낮아지면 사람들은 소비를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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