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주식시장 예측 힘들 땐 대형주 집중 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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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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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진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국제질서를 좌지우지하는 힘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 주요 7개국(G7)에서 주요 20개국(G20)으로 갔다가 다시 주요 2개국(G2)으로 집중되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얼마 전 이탈리아의 섬유산업 중심지인 토스카나 지방의 중국인 공장에서 발생한 연쇄 절도와 파괴 사건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00년 이후 일자리를 잃은 1만1000명의 이탈리아 근로자와 4만여 명의 중국 근로자 사이의 감정 대립이 있다. 이곳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중국인의 임금경쟁력이 이탈리아 전체의 국가경쟁력 약화와 재정 악화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많다.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살해사건 또한 경기 악화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관련이 있다. 한국인 동포가 현지인들을 사주해 다른 한국인을 납치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의 뒤편에는 현지인들이 과테말라 총수출의 10% 이상을 담당하는 한국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주식시장의 움직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면 으레 테마주를 비롯한 중소형주들이 기승을 부리다가도 주식시장이 침체기로 들어가면 상승 종목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일부 종목들로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 나타나곤 한다. 2000년대 들어 최저점인 515.24포인트를 기록한 2003년 3월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56.9%였다. 하지만 사상 최고치인 2,085.44로 올라선 2007년 11월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31.4%에 불과하다.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기류를 탈지 아니면 악재(惡材)에 눌려 제자리걸음을 유지하거나 다시 하락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리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지원과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 덕분에 주식시장이 반등하기도 했지만 일부 유럽국가들, 특히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여전히 주식시장의 잠재적인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37%대에 머물고 있다. 시장 예측이 어렵다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의 감소를 추구하는 전략보다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대형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상욱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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