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월가보다 ‘차이나 증시’에 눈돌릴 때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2004년 여름, 세계증시는 ‘차이나 쇼크’로 한때 큰 충격에 빠졌었다. 전 세계의 경기가 회복 국면에 본격 진입한 시점이었고 주가도 본격 랠리에 들어선 상태에서 중국이 과열경기를 사전에 방어하기 위한 긴축 가능성을 내비치자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중국 금융정책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지 그때 이미 경험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중국이 그때와는 반대로 경기 부양의 물결 효과를 전 세계에 파급시키고 있다. 세계경제의 구원자로서 위력을 보이고 있다.

1분기에 우리는 정보기술(IT)기업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경험했다. 그것은 중국 경기부양책의 물결 효과에 힘입은 것이었고 그 효과는 미국의 가전제품 유통업체의 실적으로까지 파급되었다. 중국에 의해 세계경기 회복의 신호를 봤고 그 신호는 이번 2분기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조기에 발표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에 희망을 안겨줬다. 이제 IT의 리더십이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2차 물결 효과가 기대되며 이는 증시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가계 소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증시 호전과 부동산 가격 안정에 따른 부(富)의 효과도 동시에 나타나며 소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전, 자동차 등 중국 정부의 소비 장려 정책을 통한 정부 정책의 효과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내수경기 회복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회복의 동력이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55%나 증가했다. 그 외 IT 업체들도 중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중국인들의 관광쇼핑으로 한국의 화장품 회사나 백화점 등 내수유통 회사들의 실적도 기대 이상이다.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올수록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는 좀 더 실제치와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의 애널리스트 실적 추정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에 비해 미국의 부양 효과는 아주 미약하고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 짜증이 난다. 풀려나온 돈은 은행의 금고에 잠겨 있고 세금 효과로 늘어난 소득은 소비 대신 저축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고용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차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미 증시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경기의 리더 국가는 중국이고 세계증시의 리더는 중국 증시다. 리더섹터는 IT기술주이다. 리더의 힘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 느껴지고 힘이 약해진 미국의 소비를 중국이 대신해주고 있다. 중국의 돈이 전 세계 실물경기로 흐르고 있다. 기술주에서 나타나는 중국의 물결 효과가 타 업종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보다는 오히려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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