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장고 끝에 악수 두지 말고 상식대로 실행하라

  • 입력 2009년 6월 5일 02시 59분


증시가 1,400 선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혹자는 베어마켓 랠리의 끝이라고 하고, 혹자는 증시가 조정 받는 기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시간이 지나면 정답이 나오겠지만 이 가운데 ‘거사 일자’를 기다리는 투자가들은 고민스럽다. 지난해 10월 증시가 무섭게 추락하고 글로벌 경제가 최악의 공황으로 치달을지도 모르는 두려움이 엄습했던 상황에서 용감하게 주식을 산 사람은 거의 없다. 올해 1월 이후 증시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면서 일부 발 빠른 투자가들이 과감하게 매수를 시작했지만 3월 위기설이 흉흉하게 나돌던 때라 대부분의 투자가는 오히려 현금 비중을 늘렸다. 당시 재테크 전문가들이 현금이 최고라고 목청을 높였던 것도 한몫했다.

3월 초까지 미국 증시가 수직으로 낙하한 것도 과감한 투자를 막았고 3월 중순 잠시 1,200 선을 넘었던 증시가 미끄러지면서 다시 1,000대에 접근하자 본격적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란 공포감에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지수가 방향을 틀더니 조정다운 조정 없이 곧장 1,400대까지 치솟았다. 그래서 현금을 들고 이제나저제나 매수 타이밍을 노리던 투자가들은 속절없이 지금까지 그저 바라만 보는 딱한 처지다. 그렇다고 뒤늦게 1,400에서 펀드나 주식을 사자니 너무 늦은 것 같아 심란할 따름이다. 증시가 이미 바닥에서 50%나 상승했고 시절도 하 수상한지라 곧장 조정이 닥치면 그때는 놓치지 말자고 다짐하는 투자가가 여럿이다.

하지만 주식이 1,400대까지 오르는 동안 떨어지기만 하면 사겠다고 미적거리는 투자가들은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는 더욱 사지 못한다. 내일이면 더 하락할 것 같고 또 주가가 하락할 때는 전문가들이나 각종 언론매체에서 비관론이 득세하기 때문에 귀 얇은 투자가들로서는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결국 올라가나 내려가나 속만 태우다가 막판에 참가해 주식시장과 인연이 먼 다수의 투자가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투자가들이 거의 70∼80%에 이른다. 최근 아직까지 펀드의 원금 손실이 회복되지 않은 투자가가 9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말은 곧 대부분의 투자가가 안타깝게도 남이 들어갈 때 마지막에 같이 몰렸다는 얘기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실행을 해보자. 일단 지수와 상관없이 자산의 20%를 먼저 투자하고 연말까지 3, 4회에 걸쳐 분할투자를 하는 것이다. 지수가 하락해도 좋고 올라가도 좋다. 최소 3∼5년을 겨냥한다면 올해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가 한 차례는 찾아올 것이다. 투자는 불확실성이 높을 때 하는 것이 원칙이고 지금은 현금보다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편이 오히려 리스크가 낮다. 과거 경험에 비춰 볼 때 위기를 겪고 4∼5년 후에 호경기가 찾아왔다.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 투자는 상식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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