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구조조정期‘녹색株버블론’ 오류는 없나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7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시작으로 기업 구조조정의 막이 올랐다. 채권단의 출자 전환과 GM의 자구노력이 동시에 가동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통상 구조조정은 매출과 이익이 장기간 감소해서 기업의 지속 성장이 의문시될 때 시행된다. 비효율적인 사업 매각, 종업원 감축과 같은 비용 절감 등이 그 주된 방법이다.

이번 글로벌 위기는 금융권의 탐욕과 과잉 투자의 결과다. 2002년 이후 세계는 주택과 생산력을 빠르게 확충해왔다. 문제는 이 과잉투자 자금이 저금리 기반의 ‘부채’에 의존했다는 점이다. 빚으로 공장과 주택을 짓는 과정을 세계는 유례없는 초호황이 온 것처럼 인식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를 고비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와 과잉투자는 부메랑이 돼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 중 금융권 부채는 일부 투자은행의 파산과 과감한 자금지원으로 어느 정도 정리됐지만 주택과 생산력의 과잉 문제는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다.

GM의 몰락은 경영 실패라는 기업 내부 문제와 세계적인 자동차 공급과잉이라는 외부 환경이 결합돼 일어났다. 2007년 전 세계의 자동차 생산 능력은 연 6700만 대, 가동률은 85%였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자동차마저도 올 4월까지의 미국공장 가동률이 60%에 머물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공급과잉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보다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이나 GE 식의 상시 구조조정은 이번 글로벌 위기 탈출 해법으로 한계가 많다. 그럼에도 GM을 비롯한 각국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국유화, 출자 전환, 사업부 매각 등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생산설비를 자발적으로 줄이기보다는 GM의 자회사 오펠을 러시아가 매입했듯이 경쟁국의 자산을 사들여 양적 성장을 추구하는 접근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다. 자발적으로 생산력을 감축할 국가나 기업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신규 투자도 기존의 공급과잉 산업이 아닌 신성장동력에 집중해야 한다. 기존 산업의 공급과잉 해소에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결국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며, 선택이 아닌 생존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비록 일부의 시각이지만 신성장동력의 핵심인 녹색성장 기업의 주가에 대해 벌써부터 버블을 경계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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