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그린 슈머 늘어나야 친환경 제품도 늘어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5분


요즘 ‘친(親)환경’이 대세인 모양입니다. 주방세제부터 백화점 VIP 마케팅까지, 생활용품과 서비스업계의 친환경 마케팅이 한창입니다. 일단 이런 친환경 마케팅이 제법 효과를 보는 것도 같습니다.

‘곡물 주방세제’가 우선 눈에 띕니다. LG생활건강은 ‘자연퐁 쌀뜨물 안심설거지’와 ‘세이프 발아현미’를 내놓았습니다. 유한양행은 각각 쌀과 팥 성분이 들어간 ‘아름다운 주방세제’ 2종류를 선보였습니다. 애경은 밀과 쌀겨 성분이 들어간 ‘트리오 곡물설거지’로 맞불을 놨습니다. 콩 성분이 들어간 크린앤크린의 ‘소이클린’도 있네요. 이들 회사는 “곡물 세제는 손을 부드럽게 하고 환경오염도 막아주는 차세대 주방세제”라고 강조합니다.

소비자들의 호응도 좋습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쌀과 밀을 원료로 한 친환경 세제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나 늘었습니다. 반면에 일반 주방세제는 같은 기간 매출이 5% 줄어들었다네요.

고소득층을 겨냥한 친환경 마케팅도 활발합니다. 현대백화점은 우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재활용품을 이용한 인테리어, 무명 행주 만들기 등 ‘자연주의 살림 배우기’ 행사를 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의 VIP 마케팅이 골프투어나 선상파티 같은 호화 행사 위주로 진행되던 것과 썩 다릅니다.

서울신라호텔도 11월 말까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카, 유기농 화장품 ‘러시’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를 선보입니다.

이처럼 생활용품 업계와 서비스 업계가 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늘어나는 ‘그린 슈머’(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입니다. 지난 추석에 백화점들이 재활용 포장재 사용을 늘린 것이나 곧 문을 열 예정인 ‘에코마트’ 등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필요는 공급을 만듭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늘 테지요.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유행에 편승한 얄팍한 상술(商術)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술이라면 더 많이 나와도 나쁠 것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이름만 친환경이 아닌, 진짜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여야 결국 소비자에게 먹히겠지요.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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