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한달 보험료가 9900원?”… 치아·자동차·여행 등 상품군도 다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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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보험

직장인 김모 씨(31·여)는 치아보험을 알아보다가 비싼 보험료 때문에 상품 가입을 포기했다. 그러다가 최근 지인을 통해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월 보험료가 1만 원도 넘지 않는 치아보험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한 달 보험료가 9900원인 라이나생명의 치아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김 씨는 “충치 치료까지 되는 저가 보험 상품이 있어서 가입했다. 암보험 등 다른 저가 상품도 괜찮은 게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커피 한두 잔 값
보험사들이 특정 질병이나 치료에 집중하면서도 보험료는 싼 ‘미니 보험’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주요 보장만 남기고 특약을 없앤 대신 보험료를 대폭 낮춘 게 특징이다. 보험사들은 이 같은 미니보험을 기존 고객을 잡으면서도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들도 기존에 들었던 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보험 사각지대’를 커피 한두 잔 가격으로 메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나생명은 최근 월 보험료가 9900원인 치아보험과 암보험을 선보였다. 치아보험은 충치 수나 치료 소재 제한 없이 보장한다. 암보험은 위암 같은 일반암부터 림프암, 골수암 등 치료비가 많이 드는 고액암까지 진단비를 보장한다.

한 달 보험료가 1000원을 넘지 않는 보험도 나왔다. 처브라이프의 유방암 보장 상품은 월 보험료가 20세 기준 180원, 30세는 월 630원이다. 유방암이라는 주요 질병만 보장하는 대신에 보험료를 대폭 낮췄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유방암 진단 시 500만 원, 수술 시 추가 500만 원을 보장한다.

진단비만 보장하거나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낮춘 상품도 있다. MG손해보험은 보험료가 월 1만 원대인 암보험 상품 ‘다이렉트2030암보험’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진단비 1000만, 3000만, 5000만 원 중 선택할 수 있다. 보험료는 각각 다르다. 30대 남성이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으로 진단비 3000만 원인 상품(80세 만기, 20년 납입)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가 1만9710원이다.

월 보험료가 1500원인 운전자보험도 눈길을 끌고 있다. MG손해보험은 한 달 보험료가 1500원인 ‘인바이유운전자보험’을 판매 중이다. 만기를 자동차보험처럼 1년으로 줄이고 자동차 사고 성형 수술비, 화상 진단비 등 특약을 제거해 보험료를 낮췄다. 그 대신 형사적 책임이나 사고 부담 비용을 보장한다.

“보험 세부 내용 잘 살펴야”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해외여행보험 등 손해보험 분야를 중심으로 미니 보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온라인 금융상품 가입에 익숙한 20, 30대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 불필요한 특약이 없으면서도 상품이 저렴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낮은 만큼 미니보험의 마진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그 대신 기존 고객을 붙잡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6년 생명보험 계약 해지 건수는 659만3148건으로 2011년보다 54.1%나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새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비싼 보험료가 부담이 된 사람들이 가계비에서 보험료 지출을 줄인 것이다.

미니보험이 등장하면서 고객들의 상품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기존에 가입한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보험 사각지대’를 찾아 낮은 가격에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도 최근 미니보험 활성화 내용이 담긴 ‘보험 산업 혁신·발전 방안’을 발표하는 등 관련 상품 판매를 장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니보험을 가입할 때 보장 내용을 상세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금융전략실장은 “보험사는 상품 설명을 자세하게 해줘야 하고 고객들도 미니 보험의 보장 영역이 넓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가입 전에 관련 내용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머니앤라이프#경제#금융#미니보험#라이나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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