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광명 일주일새 폭락…폭등…왜?

  • 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53분


요즘 경기 광명시 일대 부동산 시장 움직임은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하다. 11월 이후 주간 단위로 아파트 시세 변동률은 어지러울 정도다.

광명은 한 주일에 1% 이상 떨어지는가 하면 한꺼번에 2%가 오르기도 하는 등 변동률 그래프가 가파르게 요동을 치고 있다. 서울, 인천, 5개 신도시, 나머지 경기도 지역이 거의 수평선에 가까울 만큼 시세 변화가 작았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광명아파트값 왜 이러나〓서울 남서쪽에 위치한 광명시는 서울 강남지역과 지리적으로 멀다는 이유 때문에 개발도 더디고 저평가된 곳이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경부고속철도의 남서울 출발역인 광명역사가 있다.

경부고속철도는 내년 말 서울∼대전 구간이 우선 개통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광명역사는 현재 80% 가량 공사가 진전된 상태다. 투자자들로서는 지금쯤 선(先)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가질 만한 시점인 셈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진 것도 투자자들이 광명시를 찾게 만든 원인이다.

여기에 정부가 강남을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건설키로 한 ‘제2의 신도시’의 유력한 후보지로 광명이 거론된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에 불을 붙였다.

그런데 11월 1일 건설교통부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 토지 20억평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광명시 일대 부동산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11월 1일 기준으로 광명시 아파트값이 한 주 전보다 1.28% 떨어진 원인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곧 반전됐다.

11월 22일자 시세조사에서 아파트값이 한 주 전보다 무려 2.58% 폭등했다.

하루 전인 11월 21일 광명시가 철산 주공 1, 3단지와 하안 주공 본 2단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경기도에 심의해줄 것을 요청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재건축 사업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것.

여기에 건교부가 11월 6일 발표한 고속철도 광명역의 역세권 연계교통 구축방안도 영향을 미쳤다. 교통망 확충에 따른 개발 특수 기대감이 확산돼 있었던 것.

광명시 하안동의 부동산중개업소 ‘가나안공인’의 장수진 사장은 “최근 ‘광명역사 준공 가시화’,‘아파트 재건축’,‘제2의 신도시’ 등 3대 호재로 매물을 찾는 문의도 많아지고 거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재건축아파트, 뭐가 있나〓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는 철산 주공 1, 2, 3단지와 하안 주공 본 2단지 등 4개 단지 11∼17평형 총 6280여가구다.

철산 주공 1단지(시공사 대림산업 동부건설 컨소시엄) 2단지(대우건설 코오롱건설컨소시엄) 3단지(삼성물산 LG건설컨소시엄) 하안 주공 본 2단지(두산건설)는 모두 시공사가 선정됐다.

주공 2단지는 11월 30일 조합을 만들면서 시공사를 선정했다.

나머지 3개 단지는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까지 마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

현재 경기도가 이들 재건축 지역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심의 중이다. 이르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산동의 ‘유니에셋 한신공인’의 인태훈 사장은 “거래가 활발하진 않지만 저층 아파트 재건축 사업승인이 가까워져 오면서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토지시장도 관심 가질 만〓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경부고속철도 남서울역사인 광명역사 인근 소하동 일대도 투자자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올 봄까지만 하더라도 광명역사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투자 문의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중개업소마다 투자물건을 찾는 문의전화나 방문객이 거의 매일 이어진다.

다만 거래는 아직 뜸한 상태다.

정부의 구체적인 광명역사 주변 개발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기대 심리에 부푼 토지소유자들이 호가를 대폭 높여놓았기 때문이다.

소하동의 ‘평화부동산’의 최향옥 실장은 “광명역사 부근인 일직동과 소하동 일대는 평당 80만∼150만원선이지만 최근 땅주인들이 평당 200만원까지 요구하고 있어 거래가 어렵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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