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도시경제학 태두 밀즈 교수

  • 입력 2002년 7월 9일 17시 26분


“한국의 집값 안정을 위해선 충분한 주택공급만이 최선입니다.”

현대 도시경제학의 태두로 일컬어지는 에드윈 밀즈 미국 노스웨스턴대 명예교수

(사진)는 7일 “한국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각종 대책은 시장을 왜곡하고 오히려 가격 급등만 조장할 뿐”이라고 말했다.

밀즈 교수는 특히 서울시의 분양가 규제에 대해서는 ‘실수(mistake)’ 또는 ‘잘못된 결정(wrong decision)’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력하게비판했다.

그는 “한국의 집값은 너무 비싸다”며 “공급 확대를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도심 또는 도시 근교에 위치한 농지 등을 대지로 전용하거나 고층 아파트를 많이 건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논란’에 대해 “부동산 시장의 투기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현상으로서, 일부 투자전문가의 조작으로 생길 수 있는 금융시장의 투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한국의 집값 상승은 거품이라기보다는 공급 부족에 따른 문제인 만큼 서둘러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즈 교수는 토지의 희소성을 고려할 때 정부 규제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누가 보장하느냐”며 “정부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잇단 준농림지 개발 규제 강화와 관련, “도시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을 마구잡이로 개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정부는 무조건 개발을 막기보다는 도시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춰주고 토지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4∼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국제부동산학회 참석차 방한한 밀즈 교수는 한국의 국토정책에 관심이 많아 5, 6차례 방한해 국내 교수진과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한국 정부의 국토정책 자문 역할도 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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