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스타PMC 제임스 콜호프 사장

  • 입력 2002년 4월 2일 17시 24분


고급 레스토랑은 흔히 외국인 요리사를 고용한다. 현지의 맛을 내는 데는 현지 요리사가 제격이기 때문.

‘투박한’ 빌딩 관리업에도 이젠 선진기법으로 다듬어진 외국인이 나서고 있다. 스타PMC의 제임스 콜호프(James Kohlhoff·51·사진) 사장. 미국과 영국에서 4000만달러 규모의 자산을 주무른 29년 경력의 전문가다.

그가 ‘요리’하는 빌딩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지난해 6632억원에 다국적 펀드인 론스타에 팔려 화제가 됐던 국내 최대 빌딩이다. 지상 45층에 연면적 6만4300여평. 잠실 축구장 29개와 맞먹는 공간이다.

“빌딩관리는 청소나 해주고 주차료나 징수하는 게 아닙니다. 임차인에게는 최고의 업무 환경을, 빌딩주에게는 최고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게 빌딩관리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빌딩을 관리해온 한국과 달리 외국에서는 빌딩을 경영자산으로 인식한다. 빌딩관리 대신 자산관리(Asset Management)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이 때문.

콜호프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색다른 관리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작년 연말에는 스타PMC 주최로 자선파티를 열었다. 명목은 불우이웃돕기였지만 이를 통해 빌딩을 알리고 한 해 동안 쌓였던 임차인들의 피로를 풀자는 취지.

19층에 있는 사무실에는 헬프 데스크(Help Desk)를 마련했다. 임차인의 건의사항을 접수하는 곳이다. 새 임차인이 들어오면 사장이 직접 가이드북을 증정한다. 빌딩 현황과 편의시설 이용법, 비상사태 때 대처요령 등이 담겨 있다.

한국인에 적합한 빌딩관리 요령도 고민 중이다.

“한국인에게는 사무실이 곧 집입니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더 긴 것 같아요. 그만큼 사무환경이 좋아야겠지요.”

이에 따라 주말에도 주차장을 개방한다. 빌딩 출입구도 자정까지 열어둔다.

한국에 온 지 5개월. 주말이면 고궁과 민속촌을 찾는다는 그는 “어느 나라보다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말로 한국에 대한 인상을 말했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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