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박정인 현대모비스 사장 "더이상 시련은 없다"

  • 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32분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가 겪은 지난 2년간의 시련은 혹독했다.

98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의 찬 바람은 재계가 주목할 정도로 매서웠다. 컨테이너는 물론이고 갤로퍼(지프형 차), 공작기계, 철도차량 등을 정리하면서 2조5000억원이던 매출액은 99년 1조6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8000여명이던 직원도 2300명으로 줄여야 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부품사업을 인수하면서 매출액(1조8000억원)과 직원수(5000여명)도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사업부문을 개편하면서 회사이름도 아예 바꿨다. 자동차부품 전문업체로 거듭난 것.

굴러다니는 모든 차에 현대모비스의 부품이 들어간다고 회사 슬로건도 ‘인사이드 유어 카(Inside Your Car)’로 정했다. 당초 모비스라는 이름은 자동차 부품사업을 가리키는 ‘Mobile System’의 준말로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박정인(朴正仁) 현대모비스 사장은 “자동차 부품전문업체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올해부터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올 매출은 2조6000억원, 순이익은 1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앞으로 4년 안에 모비스를 자동차부품 세계 10위권 기업으로 키워낼 것”이라고도 말했다.

분석가들은 현대모비스의 투자 매력으로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꼽는다. 자동차 부품 판매업은 자동차 판매상황이나 경기순환 등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기 때문.

현대모비스는 현대와 기아에서 만든 920만대의 차량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향후 주력 분야를 핵심부품 제조쪽으로 바꾸려는 전략도 성장성을 돋보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생산원가를 줄여주는 첨단 분야로 각광받는 ‘모듈’(작은 부품을 패키지 형태로 묶어 생산하는 부품체계)에 대한 박 사장의 관심은 그래서 대단하다.

박사장은 향후 사업부문 재편과 관련해 “올 1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모듈 분야의 매출 규모를 2005년까지 2조원으로 늘려 전체 매출의 40%(현재 20%)까지 끌어올려 주력사업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선진업체와의 기술제휴 및 전략적 제휴 등의 협의를 상반기중 성사시킬 예정이라는 것.

섀시 모듈 분야는 해외업체 두 군데와 기술 제휴를 협의중에 있다. 운전석 모듈 분야는 미국의 한 업체와 곧 전략적 제휴를 발표할 단계에 까지 와 있다. 에어백도 미국업체와 기술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미 선진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ABS시스템 및 운전석 모듈부품을 개발해 올 상반기부터 현대기아차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박사장은 언급했다.

부품 수출도 3년 안에 10억달러 수준까지 높일 계획.

이 회사는 최근 경북 경산에 통합물류센터를 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애프터서비스(AS) 부품사업을 인수한 후 첫 번째. 물류공정 현대화와 배송체계 단축 등을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전국적으로 14개 물류센터와 19개 부품사업소, 32개의 부품센터 등 국내 최대의 자동차 A/S 부품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현 주가수준에 대해 박사장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갖춘 데 비춰보면 저평가된 상태”라며 “개인적으로는 현대모비스 적정주가가 최소 1만5000원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의 경영상태를 투자자들에게 수시로 알리는 채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장충린 부장(애널리스트)은 “안정적 매출구조와 핵심부품 분야로의 성장성을 겸비한 것으로 판단돼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 주요 경영지표▼(단위 : 억원)

결산매출액영업이익경상이익순이익부채비율(%)PER(배)
1999.1216,334
(-35.6%)
-57
(적자전환)
161
(흑자전환)
217
(흑자전환)
120.320.0
2000.1219,762
(21.0%)
2,025
(흑자전환)
1,689
(947%)
1,131
(421%)
285.94.8
2001.12
(추정)
26,507
(34.1%)
3,042
(50.2%)
2,500
(48%)
1,750
(54.7%)
189.53.1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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