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 지상중계 35]

  • 입력 1997년 4월 12일 20시 06분


▼李麟求 자민련의원▼ ―정태수씨는 한보의 몸체는 자신이고 증인은 한보의 하늘이라고 했다. 따라서 실체규명을 위해 증인의 신문은 중요하다. 증인은 정씨로부터 다섯차례에 걸쳐 각 은행대출과 관련해 2억원씩 모두 10억원을 받은 것을 시인하는가. 『그렇다』 ―제일 먼저 95년초 프라자호텔에서 2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4개 은행이 3억원씩의 할당융자를 했는데 산업은행에서 어렵다고 하니까 정씨가 증인에게 부탁했고 산은에서 3억원이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각 은행이 3억원씩 대출했다. 그 대가로 2억원을 줬다는 것이다. 이 점 인정하는가. 『돈을 받았다』 [호통 쳐본적 없다] ―두번째는 96년 2월 정씨가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아들 보근이를 시켜 증인을 찾아가도록 했다. 증인은 즉석에서 한이헌수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에게도 「당신은 돈장사하는 사람이니 알아서 하라」고 호통쳤다. 그리고 2천억원이 대출됐고 (정씨가) 사례비를 줬다. 『나는 지금까지 누구한테 호통쳐본 적 없다. 전화를 했다』 ―정씨가 95년 11월29일 구속된 뒤 12월14일 15일만에 나왔다. 증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 『관여한 바 없다. 잘 모르고 있다』 ―96년 3월 총선에 쓰라고 2억원을 대가성 없이 받았던 것을 인정하는가. 『하여튼 2억원을 받았다』 ―네번째는 96년 7월 2억원을 받았다. 정씨가 여러 어려운 부탁을 했다. 96년 12월말 조흥은행 대출에 힘쓰고 (다섯번째로) 2억원을 받았다. 인정하는가. 『검찰에서 다 진술했다』 ―12월3일 대출에 대해선 조흥은행에 증인의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이석채수석에게 부탁해 대출이 이뤄졌다. 인정하나. 『확인은 안했다』 ―97년 1월8일 4개 은행의 구제금융 1천2백억원이 나갈 때 이수석이 중심이 됐다. 이 때는 증인이 국회의원으로 원내활동을 할 때다. 배후조종을 했나. 『배후조종까지 한 것은 없다』 ―5조7천억원의 편중여신이 나가게 된데 증인의 역할이 크지 않았는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95년 6월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꺼리자 金時衡(김시형)산은총재에게 압력을 넣었다. 증인은 그러나 부탁한 사람 앞에서 한이헌수석에게 전화를 해 「허허벌판에 말뚝 꽂을 때는 잘 해주다가 공장이 다 지어졌는데 왜 안주냐」고 했다. 인정하는가. 『압력이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을 말한 것이다』 ―증인의 인격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벌거벗고 정씨에게 몸과 마음을 줬다. 10억원을 받은 대가로 보기 어렵다. 심부름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 위에 해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죄송하다고 하면 질문자 맘대로 해석하라는 말로 알겠다. 청와대라고 하면 국민이 무얼 생각하겠나. 대통령이 집무하는 곳이다. 은행장은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다고 하면 누굴 생각하겠는가. 대통령의 분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증인과의 30년 이상의 관계로 봐서 정계 금융계는 물론 국민들도 증인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심복이라고 생각한다. 업무상 관계없는 금융분야를 증인이 얘기한다면 듣는 입장에선 대통령의 소원이고 말씀이고 뜻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청와대 총무수석과 경제수석의 관계는 어떤가. 『수평적 관계다』 ―역대 경제수석들은 증인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는데 왜 그런가. 『다른 수석에게 일일이 부탁하고 그런 것 없다』 ―장관급도 있는데 증인에게 부탁한 것은 뒤를 의식한 것이다. 『당시 장관급은 없었다. 똑같은 차관급이었다. 정씨 말만 듣고…. 일일이 확인하고 검증했어야 했는데…. 오늘 이렇게 돼서 반성하면서 지내고 있다』 ―청와대경제수석들이 단순히 동료인 증인의 부탁에 따라 수천억원의 대출압력을 넣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뒤에 「몸통」이 있어 「몸통」의 심부름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 「몸통」은 김대통령인가, 김현철씨인가. [한보철강 국익도움 판단] 『평소 잘 알던 정태수씨로부터 한보철강 얘기를 듣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나름대로 판단했다. 지금와서 보니 검증과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검찰의 한 간부는 증인을 구속시킨 뒤 사석에서 「대통령의 수족을 구속한 죄인심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는데…. 『전혀 모르는 얘기다. 어떤 의미로 말했는지 모르겠다』 ―증인을 비롯한 3명의 청와대수석비서관이 관여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고 부탁한 것을 후회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정태수씨는 외형 3천억원인 수서사건때 노태우씨에게 1백50억원을 뿌렸다. 그런데 5조원 이상의 특혜대출이 이뤄진 한보사건과 관련해 증인이 10억원만 받았다는 게 납득이 안된다. 증인은 수백억원, 수천억원의 정치적 거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뛰어든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김현철씨를 만나면 존대말을 쓰나, 하대를 하나. 『하대한다』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김현철씨를 만났나. 『안 만났다』 ―김현철씨를 만났을 때 그가 「주군이 잘못되면 할복할 자세가 돼야지 무슨 소리냐」고 호통을 쳤다는데…. 『만나지도 않았는데 (김현철씨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나』 ―검찰에 출두하기 전 당시 姜三載(강삼재)신한국당 사무총장을 만났는가. 『그렇다』 ―강총장에게 「나는 돈도 정력도 민주계를 위해 다 써왔는데 왜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고 억울해 했다는데…. 『아니다』 ―강총장이 「참고 희생양이 돼라」고 말했나. 『전혀 사실무근이다』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한데 주범으로 몰려 억울하다」고 말했다는데…. 『깃털 얘기도 안했다』 ―소환 직전 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는데…. 『그런 사실 없다.9일 검찰에 전화를 건 것밖에 없다』 ―구속된 후 변호인인 신한국당 洪準杓(홍준표)의원을 만나 「몸통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는데 무슨 뜻인가.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정태수리스트를 보면 김대통령의 야당총재시절 비서실장, 상도동 가신의 집사장, 김대통령의 고향에서 시장을 하는 사람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한사람만이 「나는 정치자금을 한푼도 안받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사실을 아는가. 『요즈음 신문을 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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