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준 칼럼]엷은 미소라도 돌려다오
웃음기가 너무 없다. 정치에도 사회에도 없으니 경제와 시장에도 없다. 온통 경직되어 있다. 그저 조심하는 게 상책이란 생각이 전염병 같다. 꼬투리만 잡히면 죽는다는 두려움에 총리감도 장관감도 수석감도 많이들 숨었다. 자칫하다간 칼 맞는다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伏地不動) 정도가 아니라…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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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가 너무 없다. 정치에도 사회에도 없으니 경제와 시장에도 없다. 온통 경직되어 있다. 그저 조심하는 게 상책이란 생각이 전염병 같다. 꼬투리만 잡히면 죽는다는 두려움에 총리감도 장관감도 수석감도 많이들 숨었다. 자칫하다간 칼 맞는다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伏地不動) 정도가 아니라…
안대희 총리 후보자는 두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다. 안 후보자와 노 전 대통령의 이력서는 경력 첫줄이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 합격, 77년 사법연수원 제7기 수료’로 똑같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노 전 대통령은 58명뿐인 연수원 동기들…
진도 앞바다와 청와대의 거리는 400km가 아니었다. 세월호 침몰 현장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의 상황적 거리는 더 까마득히 멀었다. 4월 16일 그날 대통령은, 오전에는 “단 1명도 피해가 없도록 구조하라”고 했고 오후에는 “단 1명이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거듭된…
배가 출발하기 전의 상태로, 기울어지기 전의 상태로, 침몰하기 전의 상태로, 선장·승무원들이 도망치기 전의 상태로, 해맑은 아이들이 질서를 지키다 배신당하기 전의 상태로 정말 되돌릴 수 없단 말인가. 급우를 먼저 걱정하고, 되레 선생님을 걱정하고, 멀리 부모를 걱정했던 이 고교생들의 …
지구 구석구석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그럴 능력이 세계 최고인 미국이 정보 수집에서 가장 애를 먹는 상대가 북한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죽었을 때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51시간 뒤 북한 TV 공식발표를 보고 알았다. 첩보위성이 24시간 가동되었어도 북한의 장막 뒤는 보지 못했다…
3월 마지막 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59%는 긍정평가를 했고 28%는 부정평가를…
3월 마지막 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59%는 긍정평가를 했고 28%는 부정평가를 했다. 긍정평가의 이유 중에는 외교·국제관계 및 대북·안보정책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두드러진다. 만약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경제·일자리 정책처럼 일일이 국회의 입법절…
“오빠는 간첩”이라고 여동생이 한 말이 위장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34세)에 대한 간첩혐의 수사의 실마리였다. 그 말이 진실일까 위...
이번에는 ‘길수 민주당’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낡은 수법이지만 한 건 했다. 안철수 의원은 ‘새 정치, 헌 정치’ 가릴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 영어로 New Political Vision Party라는 당명을 확정(2월 16일)한 지 딱 14일 만(3월 2…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보유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이 있다. 핵폭발 기술로 고폭 실험에 성공했다. 경량화 능력은 부족하고, 운반체 기술 중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2단추진체(re-entry vehicle) 기술을 손에 쥐지 못했다. 그러나 2년쯤 …
한국은 신용카드 천국이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이라면 발급을 거절당할 신용으로도 어렵지 않게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 한국인은 신용 정도에 비해 신용카드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국민으로 꼽힌다. 카드를 빨리 발급해주는 속도에서도 한국은 으뜸권이다. 어디를 가나 카드 권하는 사회처럼 …
영화 ‘변호인’이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한 뒤 나는, 영화평을 잘 쓰는 이승재 기자(동아일보 ‘이승재의 무비홀릭’ 필자)에...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밝힌 신년 키워드는 첫째 경제, 둘째 통일이었다. 통일에 관해서는 “올해 국정 운영에 있어 또 하나의 핵심과제는 한반도 통일시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통일시대를 열기 위한 대내 기반 중에 가장 기초적인 기반은 통일에 대한 국민 다수의 동의(同意)일 …
1970년 7월 7일 서울∼부산 416km를 잇는 왕복 4차로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 수도권과 영남공업지역, 양대 무역항인 부산항과 인천항을 연결하며 대한민국을 산업화로 이끈 대동맥이었다. 전국 1일 생활권 시대도 앞당겼다. 하지만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나…
대한민국. 실효적으로는 한반도의 남쪽 45%만 지배하고, 휴전선에 가로막혀 섬 아닌 섬이다. 지구 땅덩어리의 0.07%밖에 안 되는 국토, 더구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 이를 딛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개방 국제화 노선으로 북한의 40배, 세계 10위권 경제를 이룩한 나라…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48.7%의 득표율로 정동영 후보(26.2%)에게 531만 표차의 압승을 거두었다. 좌파진영은 유례없는 참패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혹세무민으로 촛불을 켰고, MB 아웃을 외치며...
조전혁 명지대 교수가 2005년 동아일보에 게재한 칼럼 중에 1100년 전 최치원(崔致遠)의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에 빗대 쓴 ‘토전교조격문(討全敎組檄文)’이란 글이 있다. ‘교원평가제 시범학교 교장을 집단적으로 위협하고, 학교 벽과 유리에 협박 구호나 낙서를 해대는 게 전교조의 …
지난주 도쿄에서 만난 한 일본인 교수는 내게 “한국은 작은 나라로서, 잘 생각하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대미대중(對美對中) 관계에 관해 얘기하던 중이었다. 본뜻이 진심어린 충고에 있건 가시를 숨긴 경고에 있건, 小さい國(지이사이쿠니·소국) 한국이라는 한마디가 …
“판사(判死)는 판단하는 능력이 죽은 것이고 법관(法棺)은 법이 죽어서 관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판사(判事)와 법관(法官)을 조어로 비판한 e메일 한 통을 최근에 받았다. e메일은 모든 판사에 대해 일반화한 내용은 아니고 어떤 판사의 특정 판결을 꼬집었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장…
국가기밀 등을 북한에 넘긴 일심회 간첩단을 국가정보원이 수사한 것은 노무현 정부 4년차이던 2006년 가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