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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1500조 돌파한 나랏빚, 846조가 공무원·군인 연금 줄 돈

입력 2018-03-27 00:00업데이트 2018-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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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1555조8000억 원이다. 국가부채가 15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특히 이 중 54%인 845조8000억 원이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다. 연금충당부채는 정부가 앞으로 공무원, 군인 퇴직자 및 예비 퇴직자에게 지급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정부가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연금 재원이 부족해지면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부채로 잡아둔다.

정부는 “미래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서 할인율을 적용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의 저금리로 할인율이 낮아져 현재 가치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재무적 요인에 따른 부채 증가일 뿐 실제로 연금 수혜자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늘어난 연금충당부채 93조2000억 원 가운데 11%(10조6000억 원)만 실제 증가분이라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충원한 공무원 1만2700명 증원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안이한 시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날수록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 부채만으로도 공무원, 군인연금을 주기 위해 국민 한 사람당 1640만 원꼴의 빚을 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채 증가 속도도 우려된다. 2016년 92조7000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90조 원 이상 연금충당부채가 늘었다. 그나마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을 한 결과가 그 정도다. 할인율은 국채수익률 10년 평균이어서 앞으로 몇 년간은 시장 금리가 오르더라도 부채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사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인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증원 목표를 맞추면 9급으로만 채용한다고 해도 연금 지급액이 94조 원 넘게 늘어난다는 추정도 나왔다. 늘어난 공무원이 언제 재정 악화의 재앙으로 되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3년 전 공무원연금 개혁은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1973년 고갈돼 매년 혈세로 메우고 있는 군인연금은 개혁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연금이 ‘밑 빠진 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증원 속도 조절과 함께 공적연금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연금 제도를 수술해야 한다. 정부가 내년 ‘슈퍼 예산’ 편성에 마음을 둘 때가 아니다. 미래 세대가 먹을 곳간을 오늘 허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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