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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北核 결정적 시기 南北회담, ‘과거의 실수’ 더는 안 된다

입력 2018-01-06 00:00업데이트 2018-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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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9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남측 제의를 수용하면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 1개월 만에 남북 대화가 열리게 됐다. 북한 김정은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용의를 시사한 지 나흘 만에 회담 합의까지 이뤄진 것이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도 극도의 긴장이 감돌던 이때 해빙(解氷)의 기운이 찾아온 것은 의미가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통화에서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해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길을 열어줬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간 북한에 확고하고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 온 것이 남북 대화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됐다며 남북 대화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조야(朝野)에서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우려가 나온 터에 대화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해야 하는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회담 의제에 대해 “우선은 올림픽 북한 참가 문제를 마무리 지은 뒤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회담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림픽 문제가 잘 진행돼야 나머지도 논의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어제 전화통지문에서 회담 의제에 대해 올림픽 외에 ‘남북 관계 개선’을 꼽은 만큼 군사훈련 중단 같은 정치적 의제를 내걸 가능성도 있다. 우선은 올림픽에 집중하겠다는 청와대의 방향 설정은 평가할 만하다.

이제 공은 김정은에게 넘어갔다. 북측은 회담에서 평창 참가에 정치적 조건을 달아 대화의 진전을 막아선 안 된다.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직후인 1992년 이래 26년 만에 이뤄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는 평화의 발판을 놓기 위해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양보를 한 것이다. 북한이 만에 하나 올림픽 전까지 도발을 감행한다면 작금의 대화 분위기는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정부도 북측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영구 중단 같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들고나올 경우 이번 연기 결정은 ‘예외적인 일회성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사설
이번 남북 대화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막바지 단계와 겹치는 결정적 시기에 진행된다. 한미 정상 통화 후 백악관 발표문에는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지속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과거의 실수’라는 표현은 청와대 발표문엔 없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를 오판한 유화책으로 대북 압박에 균열을 내서 결과적으로 북한에 핵개발 시간만 벌어줘 온 실패의 경험을 뜻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제 우리에겐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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