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도스님 “행복은 공짜…주변에 널려있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7일 05시 45분


“행복을 붙들려 애쓰지 말고 지금 바로 누리세요”. 현대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친절하고 쉬운 안내서 ‘소풍가듯 가볍게’를 낸 월도스님이 행복의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행복을 붙들려 애쓰지 말고 지금 바로 누리세요”. 현대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친절하고 쉬운 안내서 ‘소풍가듯 가볍게’를 낸 월도스님이 행복의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소풍가듯 가볍게’ 펴낸 월도스님

행복하지 않다면 원인은 바로 나
‘지혜롭게’ 사는게 중요
현실에 만족하면 행복이 보여요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 250쪽짜리 단행본 ‘소풍가듯 가볍게’는 정말 즐겁고 편하게 읽혔다. ‘마음만 먹으면 인생은 즐거운 소풍길’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딱딱하고 머리 아플 것만 같은 불교의 가르침을 초등학생도 고개를 주억거릴 만한 쉬운 말과 글로 전하고 있는 월도 스님이 썼다.

종로구 삼일대로(경운동)의 대한불교 천태종 서울사무소에서 저자 월도 스님을 만났다. “스님을 뵈러 오는 길이 소풍가듯 가벼웠다”고 하니 월도 스님이 웃었다. 참 편안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왜 ‘행복’을 말하고 싶었나.

“의식주가 충족되고 나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 않나. 다 행복을 위해 공부를 하고, 인연도 찾는 것이다. 현세의 행복뿐 아니라 내세의 행복까지 추구하는 것이 종교다.”

-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하지만, 행복해지기까지의 과정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행복은 공짜가 아니지 않나.

“행복은 이미 주변에 널려있다. 절망에 빠진 청년들이 상담을 하러 오면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다녀오라고 시키곤 한다. 몸의 감각이 없는 환자들은 통증이 오면 오히려 기뻐한다. 사지를 움직이고, 밥을 먹고, 제 발로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행복인지 알아야 한다. 행복은 공짜다. 사람들이 열매를 주울 줄을 모를 뿐이다.”

- ‘열심히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지혜롭게 사는 것’이라고 썼다. 사람들은 손해 안 보는 것을 ‘지혜롭게 사는 것’이라고 여긴다. 스님의 지혜와 사람들의 지혜는 다른 것 같다.

“자신을 바라볼 줄 아는 것이 진짜 지혜다. 다 남의 탓 같지만 내려놓고 객관화해서 자신을 보면 스스로가 모순임을 누구나 깨닫게 된다. 행복하지 않은가? 내려놓고 스스로를 바라보라. 원인은 나에게 있다.”

- 욕심은 왜 끝이 없을까.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히말라야만한 보물이 있어도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욕구라고 했다. 부처님의 말씀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현실에서 만족을 찾는다. 물질을 채워 행복을 추구하려는 것은 어리석을 뿐이다. 현실에 만족하라. 그리고 그 행복을 누려라.”

- 책 중에 ‘조약돌은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유독 눈에 띄었다.

“불교에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말이 있다. 연꽃은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생명을 유지하지만 맑고 향기롭다.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조약돌이다. 스스로를 덜어내고, 조화하면서 둥글어지는 것이다. 그 속에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보따리 둘둘 싸서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 가봐야 득도 실도 없는 ‘고독한 나’일 수밖에 없다.”

- 결국 행복하고 싶다면 현실에 만족하고 양보하며 살라는 얘기인가.

“손해 보는 삶에 복이 있다. 더 갖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더 주고, 먼저 가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보내줘라.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면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찾아 도와줘라. 남의 손을 씻어주다 보면 내 손은 저절로 깨끗해진다. 물질적으로 주는 것만이 주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잘 되었다면 진심으로 기뻐해주어라. 마음만이라도 줘라. 행복으로 가는 첫 걸음은 그렇게 떼는 것이다.”

● 월도스님

▲충북 괴산 출생 ▲소백산 구인사에서 출가 ▲현 대한불교 천태종 총무원 총무부장·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금강신문 및 월간금강 사장·분당 대광사 주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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