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안데스 산삼’ 마카가 성기능 개선에 탁월? … 명확한 연구결과 부족해

  • 입력 2016년 1월 7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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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서는 체력증진제로 사용 … 1년 사이 가격 10배 이상 폭등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14년 12월 2일자 인터넷판에서 ‘마카가 새로운 슈퍼푸드 대열에 합류하며 가격 폭등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마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이 우주인의 생리 기능 부조화를 개선하고 체력 증진을 돕는 식품으로 이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부 식품 회사를 중심으로 사재기 열풍이 불면서 2013년부터 1년 사이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까지 가세하며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마카는 페루 고산지대가 고향인 십자화과 다닥냉이속 뿌리식물이다. 약 6000년전 잉카제국 시절부터 천연 자양강장제로 쓰였다. 일부에서는 마카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에 주목하며 ‘안데스의 산삼’이란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선 ‘남미산 천연 비아그라’로 소개됐다. 마카에 함유된 p-메톡시벤질 이소티오시아네이트(p-methoxybenzyl isothiocyanate) 성분이 최음 효과를 지녀 성기능 개선 및 성욕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마카는 성장 특성이나 크기가 무와 유사하다. 식용하는 뿌리 부분은 대개 25~50cm이며 큰 것은 70cm까지 자란다. 염분없는 사양토가 최적의 재배토질이지만 산성 토양에서도 잘 적응한다. 마카 재배의 최적지는 페루 안데스산맥 일대다. 국내에서는 겨울철 강원도가 적절한 재배지로 꼽힌다. 마카는 비료나 퇴비를 주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기 재배하는 방식으로 키워야 한다. 마카는 영하 10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잘 자란다. 이같은 특징으로 유류비 상승 부담을 가진 겨울철 시설 재배 농가에서 마카를 주목하고 있다.

허태풍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마카영농조합법인 하이동방삭 대표는 “마카는 밤에 영하권으로 떨어졌다가 낮에 영상으로 오르는 시기에 더 잘 생육된다”며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작물이지만 난방비 걱정이 없고 병충해도 발생하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9월 말 파종해 이듬해 4월 수확하는 마카는 전통작물과 재배시기가 겹치지 않아 농한기 농업인에게 추가 소득작물로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말린 마카의 뿌리는 쌀, 밀 등 곡식과 비슷한 영양조성을 가진다. 탄수화물(60~75%), 단백질(10~14%), 식이섬유(8.5%), 지방(2.2%) 순이다. 셀레늄, 마그네슘, 다당류 등을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다.

마카의 성기능 효과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관련 임상시험이 이뤄지긴 했지만 표본이 부족하고 관련 연구수도 적어 신뢰성이 높진 않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마카를 성기능과 관련해 특정 용도로 사용했다는 공식적인 언급도 찾아볼 수 없다.

마카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함유돼 있다. 이 성분이 장내로 흡수되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해 이소치오시아네이트를 만들어낸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백혈구와 사이토카인을 조율해 유방, 대장, 간, 폐, 위, 식도 등에서 종양의 성장을 억제한다. 따라서 유방암, 방광암, 간암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카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 다만 영양제로 섭취할 경우 다량 복용은 피하는 게 좋다. 처음 복용하는 사람은 한 티스푼 정도 먹다가 점차 복용량을 늘려가면 된다. 마카는 특유의 향과 알싸운 매운맛을 지녀 고기와 함께 먹으면 육류의 느끼함을 잡을 수 있다. 샐러드, 비빔밥 등에 섞어 먹어도 좋다. 마카 안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어 뜨거운 음식에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마카의 쓴맛을 줄이려면 스무디나 푸딩 등에 넣으면 된다.

페루는 전세계 마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마카의 인기가 높아지자 관련 밀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가공 전 마카 수출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적발되는 양이 늘어 세관당국은 밀수출 직전에 압류한 마카를 몇t 가량 쌓아 두고 있다. 감시망을 피해 밀수출된 페루산 마카는 각 나라별 저품질 마카와 섞여 페루산인 것처럼 위장돼 팔린다. 이에 페루 정부는 해발 4000m 이상의 고원에서 재배한 마카를 정부 차원에서 인증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재 = 정희원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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