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왜 우리 아이의 몸이 벌써부터?” 조기발견이 중요한 성조숙증

  • 입력 2015년 5월 7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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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인 딸의 가슴이 발달하고, 아들의 고환이 커진다면 당황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성조숙증의 증상인데, 과연 성조숙증이란 무엇일까?

에디터 임종현 자문 연대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호성 교수


<CASE>
아이 두 명을 키우고 있는 주부 최모 씨(구로구 개봉동, 38세)는 8살 딸아이를 목욕시키다가 깜짝 놀랐다. 어린아이인데 가슴이 제법 봉긋해서였다. 그래도 처음 봤을 땐 그냥 젖살이려니 생각하고 넘겼는데, 얼마 후 함께 목욕탕을 갔다가 딸아이의 가슴이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나와 있다는 걸 확실히 깨닫게 됐다. 최 씨는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딸아이가 성조숙증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하고는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했다.


성조숙증이란 무엇인가?

성조숙증이란, 2차 성징이 같은 또래 아이들의 평균보다 2표준편차 이상 빨리 시작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여아에게서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음모가 발달하는 경우, 남아에게서 만 9세 이전에 고환의 크기가 4cc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성조숙증은 크게 진성과 가성으로 구분되며, 대부분의 경우는 성선자극호르몬이 증가되면서 발생하는 진성 성조숙증이 차지하고 있다.

여아가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인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남아에서는 특발성인 경우와 뇌 자체에 병변이 있는 경우가 반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아는 가슴발달 같은 분명한 신체적 변화가 있어 부모가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남아는 상대적으로 발견이 어려우므로 더욱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여아의 경우 8~9세 사이에, 남아는 9~10세 사이에 사춘기가 나타나는 경우를 ‘조기 사춘기’로 명명하고 이들의 조기관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사춘기의 시작 시기가 여아의 경우 과거에 비해 빨라지는 추세다. 평균 여아가 남아에 비해 1.5세 정도 먼저 사춘기가 시작된다.


자료출처 :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자료출처 :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WHY?> 성조숙증이 급증하는 이유는?

1.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소아비만 증가: 비만은 성조숙증과 가장 밀접한 관련.
2. TV, 인터넷 등을 통한 성적 자극에 쉽게 노출: 과도한 시청각적 자극이 뇌신경에 영향을 주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줌.
3. 자녀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증가: 과거와 달리 키, 몸무게 등 자녀의 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 증가(사회적 영향)로 성장에 이상 징후 발견 시 즉각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아짐.
4.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증가: 환경호르몬은 몸속 호르몬을 균형 있게 만들어 주는 ‘내분비계’를 교란시킴.


조기발견이 중요한 성조숙증

성조숙증은 발견이 늦으면 늦을수록 치료효과가 적다. 따라서 조기발견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성조숙증이 진행되는 시기에는 같은 또래보다 신체성장이 빠르다.

이때 부모들은 흔히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 또는 ‘이렇게 잘 크니 나중에 키가 크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조숙증인 경우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 크는 기간이 줄어들므로 최종적인 성인키는 작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경우는 외적인 변화다. 여자아이는 유방이 발달하면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육안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신체변화를 보인다. 반면에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는 등의 외적인 증상을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아빠가 평소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어린 나이에 머리나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거나 여드름이 나는 경우, 이성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일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늘어만 가는 성조숙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아 치료를 받은 어린이(만 5~14세)는 2006년 6,400명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2009년 2만1,712명, 2011년 4만8,568명, 2013년 6만6,395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TEST> 성조숙증의 진단

1. 병력 청취

발병 시기, 진행 속도, 출생체중, 출생 전후의 장애나 손상, 과거의 감염, 성선 스테로이드 노출 유무와 투여 여부, 가족력, 성장 속도 등을 파악한다.



자료출처 :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자료출처 :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성조숙증 여아의 키 성장곡선이다. 만 8세경부터 키 성장 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만 12세 이후로 성장이 거의 멈추고 만 18세경에는 키가 150cm 정도로 평균 160cm에 비해 많이 작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어린 나이에 성장 속도가 증가하여 또래보다 키가 큰 편에 속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성장 속도가 감소하여 다른 아이에 비해 키가 작게 된다.


2. 진찰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성적 성숙도 및 이차성징의 출현 정도, 근육발달 정도, 유즙분비 유무 등을 평가한다. 신경학적 검사 및 피부병변 등도 자세히 진찰한다.

고환의 크기 또한 남아의 사춘기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하다. 고환 크기는 구슬로 된 도구로 측정한다. 각 구슬에 고환의 크기가 표시되어 있으며, 남아 진찰 시 환아의 고환 성숙도와 비교하는 기준이 된다.


3. 방사선 검사

골연령 검사가 기본이다. 골연령은 검사 대상자의 골성숙 정도를 나타내는 나이다. 미성숙한 뼈는 출생 후 성장판이 닫혀 골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정해진 순서에 따라 뼈 발생중심의 모양과 크기가 변화하면서 성숙한다. 평가 방법은 다양하나 X선 촬영을 이용한 골연령 평가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난소와 자궁의 상태 확인을 위한 초음파검사를 하며 두개 내 이상을 확인하는 방사선 검사를 하기도 한다. 두개 내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두 개 내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다.


4. 혈액 검사

성선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고 갑상샘 기능을 측정한다. 진성 성조숙증의 확진을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을 주사한 후 성선자극호르몬의 반응을 보는 호르몬 자극 검사가 필요하다.


성조숙증의 치료

연대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호성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에서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원인인 특발성(원인 질환이 없는) 성조숙증의 경우에는 모든 아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2차 성징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경우에 치료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를 28일 간격으로 피하 또는 근육에 주사한다. 치료 후 비정상적으로 빨랐던 신장 증가 속도가 감소한다. 또한, 여아에서는 유방이 작아지고 월경이 사라질 수 있으며, 남아에서는 고환의 크기가 감소하고 음경 발기나 자위행위,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든다.

부모 키가 큰 경우, 꾸준히 치료받는 경우, 치료를 일찍 시작한 경우에 치료 전에 예측한 어른 키보다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중 연성장속도가 정상보다 감소하는 경우 치료로 인한 최종 성인키의 증가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필요하면 성장 호르몬을 함께 투여해야 한다.

이 약제는 호르몬에 의해 증식되는 일부 암(전립선암 등)에서 호르몬 분비를 줄일 목적으로 고식적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백혈병처럼 암세포와 일 반 세포들을 죽이는 전통적인 암 치료제와는 확연히 다르다.


성조숙증의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

1. 골연령이 2세 이상 앞서갈 때 / 예측 성인신장이 150cm 미만일 때
2. 사춘기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른 경우
3. 이른 사춘기로 인해 정서적, 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com), 취재 임종현 기자(kss@egihu.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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