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년 전 생긴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태양보다 900만배 무겁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7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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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 130억년 전부터 존재한 'CERS 1019' 블랙홀 발견
일반적 초대질량 블랙홀보다 경량…초기 은하 11개도 관측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오래됐으면서, 여전히 활동적인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을 발견했다. 이 블랙홀은 태양의 약 900만배 질량으로 일반적인 초대질량 블랙홀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축에 속한다.

7일 나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교의 스티븐 핀켈스타인 교수가 이끄는 ‘우주 진화 조기 방출 과학(CEERS)’ 연구팀은 제임스웹을 통해 빅뱅 후 5억7000만년이 지난 후부터 존재한 ‘CERS 1019’ 은하의 중심 블랙홀을 발견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30억년 전부터 존재한 은하를 관측한 셈이다.

나사는 CERS 1019 블랙홀이 지금까지 관측된 것중 가장 멀리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록 초기 우주에 가까운 만큼 가장 오래된 초대질량 블랙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CERS 1019 블랙홀의 가벼운 질량도 주목할 만하다. 이 블랙홀은 태양보다 약 900만배 무거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다른 초기 우주 블랙홀보다 훨씬 가벼운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초대질량 블랙홀들은 태양 질량의 10억배 이상에 달하고, 빛 흡수량이 많아 훨씬 밝고 발견하기가 쉬운 편이다.

CERS 1019 블랙홀은 우주 초기 탄생한 블랙홀임에도 태양 질량의 460만배 수준인 우리 은하의 중심 블랙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나사는 CERS 1019와 같은 초대질량 블랙홀이 우주의 시작 이후 어떤 방식으로 빠르게 형성됐는지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천문학계는 작고 가벼운 블랙홀들이 초기 우주에 존재했을 것이라고 꾸준히 추정해왔다. 제임스웹이 멀리 있는 초기 우주의 모습을 직접 관측해내면서 이같은 추정에 대한 결정적인 근거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사는 ‘가장 오래된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는 CERS 1019의 기록이 불과 몇 주 후에 깨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제임스웹이 더 먼 다른 블랙홀을 관측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분석이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제임스웹은 CERS 1019 외에도 빅뱅 이후 4억7500만~6억7500만년이 지났을 때부터 존재했던 11개의 은하와 빅뱅 이후 10억~11억년께부터 존재했던 2개의 블랙홀도 발견해냈다. 이들 2개의 블랙홀도 태양 질량의 1000만배 수준으로 일반적인 초대질량 블랙홀보다 가벼운 것으로 파악됐다.

나사는 “제임스웹 이전에 이들 3개의 블랙홀은 너무 어두워서 감지할 수 없었다. 다른 망원경을 사용하면 이들은 활동적인 초대질량 블랙홀이 아니라 일반적인 은하처럼 보인다”며 “지금까지 초기 우주 연구는 이론적인 수준이었으나 제임스웹을 통해 이들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우주 역사의 첫 수억년 동안 블랙홀들이 어떻게 형성·진화돼왔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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